[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국대 풀백' 김문환(부산 아이파크)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진출한다.
이적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28일 스포츠조선에 "부산과 MLS LA FC가 김문환 이적에 합의했다.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계약기간은 3년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적으로 김문환은 생애 첫 해외 도전에 나서게 됐다.
김문환은 올 겨울이적시장의 숨은 대어 중 하나였다. 측면 수비수 품귀 현상으로 빅클럽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김문환은 2017년 부산에 입단해 111경기에서 8골-4도움을 올렸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운 오버래핑이 장기인 김문환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A대표팀에도 승선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A매치 11경기에 나섰다. 이 용의 노쇠화로 대표팀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부산과 계약기간이 1년 남은 김문환을 향해 러브콜이 이어졌다. FC서울, 수원 삼성이 큰 관심을 보냈고, 최근에는 전북 현대와 협상테이블을 차리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팀도 부산이 원하는 이적료를 맞춰주지 못했다. 부산은 팀 최고 스타를 쉽게 놓아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문환 역시 최악의 경우 잔류도 염두에 뒀다.
그런 사이 해외에서 오퍼가 왔다. LA FC였다. 매직 존슨, 노마 가르시아파라, 미야 햄 등 미국 스포츠 레전드 등이 주축이 돼 인수한 LA FC는 2018년부터 MLS에 참가했다. 2019년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는 등 돌풍을 일으킨 LA FC는 MLS의 새로운 명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LA FC의 감독 밥 브래들리는 과거 스완지시티에서 기성용을 지도하는 등 한국 선수와 인연이 있는 지도자다.
사실 LA FC는 지난 해부터 김문환에 관심을 보였다. 당시는 부산이 K리그 승격에 집중하고 있을때라 이렇다할 협상테이블 조차 차리지 못했다. 지난 시즌 7위에 그친 LA FC는 팀 재편을 노렸고, 가장 먼저 팀의 약점인 오른쪽 풀백 보강에 나섰다. 다시 한번 김문환이 레이더망에 걸렸다. 한국 선수에 관심이 컸던 LA FC는 지난 11월말 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뛰었던 이영표 현 강원 대표이사에게 조언을 구했고, 이 대표는 김문환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을 통해 LA FC와 김문환의 에이전트(루트원 스포츠·임세진 대표)가 직접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있었다. LA FC는 적극적인 태도로 협상에 나섰다.
MLS는 샐러리캡 제도를 시행 중인데, '지정 선수 규정'이라고 해서 특급 외국인 선수는 예외로 규정한다. 김문환의 경우, 외국인 선수지만 '비지정 선수'로 등록될 예정인데, '비지정 선수' 중에서는 26개 구단 선수들을 통틀어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빌딩 중인 부산 역시 만족할만한 제안을 받았다.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협상은 막판 세부 조항에서 이견을 보이며, 결렬되는 듯 했지만, 극적으로 마무리가 됐다.
김문환은 홍명보, 이영표, 김기희, 황인범 등에 이어 다섯번째로 MLS에 진출한 선수가 됐다. 김문환은 이번 과정에서 'MLS 선배'이자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했던 황인범(루빈 카잔)에게 많은 조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애 첫 해외진출에 나서는 김문환은 황인범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 무대에 안착한 뒤 유럽 진출에 도전한다는 생각이다. 김문환은 1월 초 메디컬테스트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