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둘 다 잘할 수는 없을까.
2020년 외국인 투수. 둘 다 꾸준히 잘한 경우가 없었다. 최소 하나는 기대 이하였다.
예외는 없었다. 상·하위 팀 막론하고 적어도 하나는 속을 썩였다.
우승팀 NC 다이노스는 에이스 루친스키가 건재했지만, 100만 달러 상한선을 꽉 채워 영입한 라이트가 기대에 못 미쳤다. 정규시즌(11승9패 평균자책점 4.68)은 기복 속에 근근이 버텼지만,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00으로 우승 길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준우승팀 두산 베어스는 다승왕 알칸타라와 포스트시즌 언터처블 플렌센으로 가장 성공한 원-투 펀치를 운영했다. 하지만 시즌 중 플렉센의 내구성이 문제였다. 통증 등의 이유로 50일 넘게 엔트리에서 빠져 있었다.
창단 첫 가을야구 무대에 오른 KT 위즈는 쿠에바스(10승8패 4.10)의 들쑥날쑥 피칭이 문제였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던 LG 트윈스는 믿었던 에이스 윌슨의 부진(10승8패 4.42)이 치명적이었다.
키움은 요키시가 평균자책점 1위로 반등했지만 에이스 브리검(9승5패, 3.62)이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각각 브룩스, 스트레일리란 걸출한 신입 외인 에이스로 5강을 노렸다. 하지만 이들을 뒷받침할 가뇽(11승8패, 4.34)과 샘슨(9승12패 5.40)이 미덥지 못했다.
삼성도 15승 투수 뷰캐넌으로 5년 만에 외인 흑역사를 끊었지만, 라이블리의 시즌 초 부상 이탈로 반등에 실패했다.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는 외인 투수 둘 다 실패하면서 최하위로 추락한 케이스였다.
KT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 팀들이 교체하며 동반 성공을 노린다. 과연 어느 팀이 100% 만족 확률에 성공할까.
가장 눈에 띄는 조합은 KIA다. 메이저리그급 팔색조 다니엘 멩덴을 영입해 브룩스와 짝을 이뤘다. 만약 양현종까지 잔류할 경우 최강 3선발로 5강 이상 도전이 가능해진다.
롯데와 키움도 수준급 투수 앤더슨 프랑코와 조쉬 스미스를 각각 영입해 각각 스트레일리, 요키시와의 원투펀치를 완성했다. LG도 샌프란시스코 좌완 앤드류 수아레즈 영입을 추진중이다.
파행으로 진행된 올 시즌 미국 야구에서의 실전 공백 극복이 변수. 하지만 실력 만큼은 충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승팀 NC도 루친스키와 짝을 이룰 수준급 외인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두명 다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운 팀도 있다.
절치부심 SK는 일찌감치 움직여 【 수준급 외인인 윌머 폰트와 아티 르위키를 영입했다. 한화도 발 빠르게 한화는 SK 출신 닉 킹엄과 대만 출신 좌완 라이언 카펜터로 새 판을 짰다. 미국과 일본에 두명 다 빼앗긴 두산은 대만서 뛰던 좌완 아리엘 미란다에 이어 장신 투수 워커 로켓 영입을 타진 중이다.
KT와 삼성은 못 미더웠던 두 투수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준 케이스다.
KT는 쿠에바스와, 삼성은 라이블리와 각각 세 시즌째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그동안 보여준 것 보다 보여줄 부분이 더 많다는 믿음에 딱 한번만 더 속아보기로 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