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시즌 중간에 온 외국인은 실패한 시즌이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에디슨 러셀(키움)도, 빅리그 한 시즌 27홈런의 다니엘 팔카(삼성)도 힘을 쓰지 못했다.
타일러 화이트(SK)는 아프다가 짐을 쌌고, 브랜든 반즈(한화)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전 공백이 불러온 잇단 추락. 감각 유지의 어려움과 새 리그 적응 과정이 더 필요한 타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치명적인 독이 됐다.
이런 선례를 지켜본 뒤 새 외인 물색에 나선 팀들. 예년처럼 미국 시장을 뒤지기 어려워졌다.
메이저리그 단축시즌과 마이너리그 파행으로 평소 같은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가 단 한명도 없다. 수치적 검증 자체가 의미가 없다. 거의 통으로 쉰 선수도 수두룩 하다. 여기에 올 시즌 적자를 메우려는 메이저리그 팀들은 오히려 보유 선수를 빡빡하게 묶으며 이적료를 요구하고 있다.
자가격리 등의 이유로 스카우트의 미국 출장도 여의치 않았다. 미국 출신 선수는 여러가지 위험 부담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한 일본과 대만리그로 눈길을 돌렸다.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은 일본이 1순위, 대만은 차선이었다.
하지만 일본 시장도 예년 같지 않았다. 미국 시장 수급의 어려움은 일본도 마찬가지. 뷰캐넌 처럼 좋은 선수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대만 출신 외인 수입이 늘어난 이유다.
삼성과 KT는 일본에서 뛰던 외인을 뽑았다.
일본 시장을 주목하던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히로시마에서 뛰던 외야수 호세 피렐라를 영입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를 놓친 KT위즈도 주니치에서 세 시즌을 뛰던 외야수 조일로 알몬테로 공백을 메웠다.
LG도 라모스와의 재계약 불발을 대비해 한신 출신 저스틴 보어와 접촉한 바 있다.
두산과 한화는 대만에서 왼손 투수를 수급했다.
두산은 중신 브라더스에서 뛰던 좌완 아리엘 미란다 영입을 발표했다. 대만리그 전 1년 반 동안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활약하던 선수. 드물게 한미일에 대만까지 두루 섭렵하는 투수가 될 전망이다. 한화는 이에 앞서 같은 대만 출신 좌완 라이언 카펜터를 영입했다.
그나마 실전 공백 리스크가 적은 투수는 여전히 미국 직수입 루트가 유효하다.
남들보다 일찌감치 움직인 SK는 미국 시장에서 수준급 외인인 윌머 폰트와 아티 르위키를 영입했다. 롯데도 우완 앤더슨 프랑코를 영입했다. 키움도 우완 조쉬 스미스로 브리검 공백을 메웠다.
LG는 샌프란시스코 좌완 앤드류 수와레즈 영입을 추진중이고, 두산은 장신 투수 워커 로켓 영입을 앞두고 있다. KIA는 드류 가뇽 대체 외인투수로 오클랜드 출신 다니엘 멩덴과 접촉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외인 루트 다변화. 어느 팀이 승자가 될까. 다양화된 만큼 변수도 커졌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