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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녀 국대수비수'심서연 "스포츠토토서 새출발...축구가 점점더 좋아져요"[진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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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되면서 축구가 더 좋아지네요. 후회없이 다시 뛰고 싶어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 '베테랑 꽃미녀' 수비수 심서연(31)이 새 둥지를 찾았다. 심서연은 22일 윤덕여 전 여자국가대표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세종 스포츠토토와 이적 계약을 마쳤다.

올 시즌 심서연은 '우승팀' 인천 현대제철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정성천 감독의 신임 속에 리그 20경기에 나서 2도움을 기록했다. 풀백,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축구지능과 수비력을 인정받아 콜린 벨 감독의 여자축구대표팀의 부름을 받았고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소속팀에선 헌신적인 폭풍수비로 인천 현대제철 통합 8연패를 지켜내며 맹활약했다.

8년 연속 통합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선수도 팬들도 재계약을 예상하던 시점, 뜻밖에 이별통보를 받았다. "좋은 시즌을 보냈고, 당연히 재계약할 줄 알았는데… 축구를 하면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라 당황스러웠다"며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FA 선수들의 행선지가 대부분 결정된 시점, 스포츠토토에 새로 부임한 윤덕여 감독이 대표팀 시절 아꼈던 '베테랑' 심서연을 강력히 원했다. 해외 진출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던 심서연은 고심끝에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믿고 써준 윤 감독의 부름에 응했다. 스포츠토토는 2010년 WK리그에 입성해 수원에서 2년, 이천 대교에서 6년, 인천 현대제철에서 3년을 뛰었던 리그 11년차 수비수 심서연의 4번째 팀이다.

이적 확정 후 심서연은 "20대 때보다 30대가 되면서 축구가 점점 더 좋아진다. 축구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심서연은 TV예능 '뭉쳐야 산다' 출연 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만큼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선수지만, 그보다 더 빛나는 강한 멘탈을 지녔다. 무엇보다 지긋지긋한 부상의 시련을 이겨낸 선수다.

지난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사상 첫 16강 신화를 쓴 후 그해 8월 중국 동아시안컵에서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이후 독일까지 가서 수술을 마쳤지만 경기 후 무릎에 물이 찼다.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 정도의 통증이 뒤따랐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3년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2019년 프랑스월드컵 땐 또다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구자철 트레이너'로 선수들 사이에 유명한 부산 동의과학대 스포츠재활센터 허 강 팀장과 지속적인 재활에 몰입하면서 끝난 것같았던 전성기가 다시 돌아왔다. 심서연은 "다시는 예전처럼 못뛸 것이라고 좌절한 때도 있었다. 대표팀에 가는 것도 내려놨었다. 내려놓으니까 오히려 몸이 올라오고, 기회가 찾아오고, 인정해주시고, 그러다 보니 더 잘하려 하게 된다. 부산에서 재활을 하면서 몸 관리하는 법도 알게 됐다. 축구가 점점 더 좋아진다"며 미소 지었다.

최고의 컨디션, 최고의 경기력으로 '대표팀 스승' 윤 감독과 실업 무대에서 재회하게 됐다. 다시 만난 윤덕여호에서 시작할 새 시즌에 대한 목표도 뚜렷했다. "이젠 현대제철 심서연이 아니고 스포츠토토 심서연으로 새 출발하는 시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2013년 윤 감독님이 처음 대표팀에 오셔서 좋은 기억도 많다. 왼쪽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다양한 포지션에 믿고 써주시면서 나도 몰랐던 능력을 찾아내주셨는데 고비때마다 부상으로 원하시는 만큼 뛰지 못했던 것같다"고 돌아봤다. "감독님께서 팀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 제가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좋은 기억을 되살려서 다시 후배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 제가 뭔가를 바꾸려하기보다는 감독님과 동료 선후배들에게 배우면서 팀에 잘 녹아들고 서로를 서포트하면서 좋은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