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프로축구 강원FC에게 2020시즌은 아쉬움으로 점철된 한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의 돌풍 덕분에 내외부적으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결과가 이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 개막이 늦춰지며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한편으로, 수비 조직력의 약화와 상대의 집중 공략 등으로 인해 시즌 초반의 상승세가 금세 꺾였다. 결국 파이널B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잔류는 면했지만, 체면이 좀 상했다고 볼 수 있다.
강원 선수들 역시 이런 아쉬움을 곱씹으며 겨울을 보내고 있다. 각자 절치부심하며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팀의 프랜차이즈 스트라이커로 착실히 성장중인 김지현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과 준비 과정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대부분 선수들이 1월 전지훈련에 앞서 현재 클럽하우스가 있는 강릉에서 훈련을 서서히 시작한 반면, 김지현은 고향인 제주에 내려가 있다.
이유는 좀 더 건강한 몸을 만들어 2021시즌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김지현은 "원래 팀 훈련에 참여했었는데, 최근 따로 재활을 진행하고 있다. 집에 내려와 쉬면서 몸을 만드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지현이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고질적인 왼쪽 무릎 부상을 다스리는 것. 한층 강력해진 '왼발'을 장착하기 위해 고향에서 몸을 추스르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부상과 통증을 다스리고, 더 강한 몸을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김지현은 2019년 K리그1의 '신데렐라맨'으로 등장한 뉴 스타다. 2019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받으며 강원이 키워낸 몇 안되는 프랜차이즈 스타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풀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27경기에서 10골-1도움으로 맹활약 하던 김지현은 9월 하순 팀훈련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쳐 그대로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원래 좋지 않던 부위였는데, 시즌 막판 원정 등으로 경기일정이 많아지며 피로가 누적된 탓. 당시에 이미 파이널A 진출을 확정한 강원 김병수 감독은 김지현의 빠른 회복을 위해 시즌 아웃을 결정했다. 옳은 선택이었다. 김지현은 건강하게 2020시즌을 출발할 수 있었다.하지만 강원의 득점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면서 김지현 역시 2019시즌에 비해 활약도가 줄었다. 올해 김지현은 23경기에서 8득점-2도움을 기록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는 달성했지만, 득점은 2점이 줄었다. 스트라이커로서 아쉬운 부분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김지현은 스스로의 활약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그는 "기록으로 봤을 땐 작년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못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내가 해야 할 역할에 충실했다. 또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평점 B' 정도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몸을 만들어가면서 김지현은 새 시즌에 대한 기대와 각오도 날카롭게 다지고 있다. 그는 "득점을 많이 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은 있었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 "새 시즌에는 이번 시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목표다. 기록적인 면도 좋고 경기력에서도 좋고 매년 더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맹활약을 예고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