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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KB 공동선두 정면충돌, 3가지 핵심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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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토요일, 빅매치가 열린다. 상당히 중요한 경기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선두 판도를 좌지우지할 게임이다.

봐야할 부분이 많다. 공동 선두에 올라있는 우리은행과 KB 스타즈(각각 10승3패)의 맞대결.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우리은행이 승리를 거뒀다. 우리은행은 7연승 중이다. KB는 17일 BNK와의 경기에서 트리플 더블을 작성한 박지수를 앞세워 82대61로 완파했다. 하루 쉬고 경기를 해야 하는 빡빡한 스케줄이지만, BNK전 완승 덕분에 주전들의 체력적 부담감은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이 경기는 관전 포인트를 살펴보자.

▶과연 KB가 설욕할 것인가

올 시즌 2전 전패. KB는 전력상 최강이다. 리그 최고의 센터 박지수 뿐만 아니라 강아정 염윤아 김민정 심성영 등 내외곽에서 고른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식스맨으로 최희진 김소담 허예은 등이 포진해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최고다.

우리은행의 출발은 상당히 불안했다. 에이스 박혜진이 개막전에서 고질적 족저근막염으로 장기간 이탈했다. 김정은의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최은실도 시즌 초반 합류하지 못했다.

박지현과 김소니아가 있지만, 기복이 심한 선수들이었다. 여기에 김진희 등 주전으로 풀타임을 처음 뛰어보는 선수들도 있었다.

개막전에서 양팀은 모두 부진했다. 우리은행이 71대68, 3점 차로 승리. 이 경기는 '누가누가 못하냐'를 평가하는 듯, 졸전이었다. KB는 활동력이 최악이었고, 우리은행 역시 비시즌 훈련이 예년보다 부족했다.

조금씩 손발이 맞아갔다. 시즌 초반 3승3패로 불안했던 우리은행은 최은실이 들어왔다. 내외곽이 강화됐다. 김정은은 여전히 리그 최고의 수비수이자 클러치 능력을 지녔다. 박지현과 김소니아도 대폭 성장했다. 여기에 김진희 역시 제 몫을 해주면서 주전 포인트가드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박혜진도 돌아왔다. 아직도 불안한 면은 있다. 박혜진은 여전히 제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올 시즌 KB의 대항마로 계속 팀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KB 역시 선수들의 몸 상태가 올라오면서 전력 자체가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 BNK를 완파했다. 박지수를 중심으로 김민정, 염윤아가 날카로운 컷-인으로 상대를 공략한다. 외곽에서는 강아정 심성영 최희진이 돌아가면서 정확한 3점포를 쏜다. 침체된 허예은은 BNK전을 기점으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했다.

지난 시즌 KB는 아깝게 정규리그 우승을 놓쳤다. 우리은행의 벽에 가로막혔다. 올 시즌 '행복농구'를 추구했지만, 부작용이 더 많았다. 기본적 활동력이 시즌 초반 많이 떨어졌다.

때문에 우리은행에게 패했다. 특히, 2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완패. 83-63, 20점 차였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양팀의 활동력 차이였다. 트랜지션과 게임 스피드 자체가 우리은행이 월등했다. 김소니아, 박지현의 내외곽 공격을 KB 박지수를 비롯한 수비가 견디지 못했다.

안덕수 감독은 이같은 미스매치에서 불리하다고 판단, 지역방어를 가동했지만, 활동력이 떨어지면서 수많은 외곽 찬스를 내줬다. 2차전 완패에는 유난히 우리은해의 외곽슛 컨디션이 좋았다는 점, KB의 경기 컨디션이 떨어졌다는 점도 겹쳐졌다. 수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결정적인 부분은 활동력의 차이였다. 이 부분을 메우지 못하면 KB는 우리은행에게 고전할 수밖에 없다.

▶3가지 핵심 경기 포인트

일단, KB의 활동력이 우리은행에 얼마나 근접했는 지가 이 경기의 핵심이다.

시즌 전 KB는 '행복농구'라는 테마로 비 시즌을 준비했다. 객관적 전력 자체가 강한 만큼, 부상없이 차근차근 KB만의 농구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단, 시즌 초반 활동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조직력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국가대표 일정 등 별다른 스케줄이 없었다. 팀 조직력을 충분히 강화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활동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시즌 초반 불안했다. 최근에는 경기력이 올라오면서 약팀들을 압살하는 모습들이 나온다. 객관적 전력이 매우 강하다.

단, 좀 더 많은 활동력, 좀 더 좋은 조직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은행을 상대로는 상당히 고전한다. 2차전 완패의 요인은 핵심 선수들의 공수 활동력이었다. 이 부분이 3라운드에서 얼마나 근접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공산이 높다.

두번째는 KB 박지수와 우리은행 박지현 김소니아의 '가위바위보 게임'이다.

우리은행은 2라운드 맞대결에서 세 가지 수비 전술을 준비했다. '플랜 A'만을 사용했다. 나머지를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지수를 중심으로 한 KB 공격 봉쇄법이다. 박지수는 외국인 선수가 없고 핸드체킹 강화로 인핸 볼 핸들러의 손 접촉을 최대한 줄였기 때문에 골밑에서 공을 잡으면 천하무적이다.

단, 외곽 수비에서는 문제가 생긴다. 빠른 김소니아의 1대1 페이스 업에서 수비 효율이 떨어진다. 우리은행은 박지수를 최대한 외곽으로 끌어내리고 박지현의 돌파를 중심으로 공격 옵션을 가져가는데, KB의 수비가 무너졌다.

지역방어를 가동했지만, 우리은행의 빠른 패스워크와 정확한 3점슛에 당했다. 지역방어가 그만큼 허술했는데, 이 부분도 활동력에서 기인한다. 즉, 박지수의 골밑 득점이 우리은행 수비에 더 많은 부담을 줄 지, 아니면 우리은행의 조직적 내외곽 오펜스가 KB에 타격을 줄 지를 봐야 하는 경기다.

마지막으로 KB 외곽의 움직임이다. 우리은행의 기본적 수비 근간은 박지수를 최대한 어렵게 슛을 주지만, 줄 점수는 주고 나머지 선수를 막는다는 것이다.

즉, 박지수가 볼을 잡으면 더블팀, 거기에 따른 로테이션이 상당히 기민하다. 즉, KB가 외곽에서 제대로 된 슛 찬스를 주지 않는 게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KB 박지수가 무서운 것은 골밑에서 1대1 공격에 의한 득점이 아니라, 박지수에 의해 파생되는 패싱, 거기에 따른 KB의 3점슛과 박지수의 득점이 동시에 터지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즉, 외곽 봉쇄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즉, KB가 우리은행의 수비를 허물기 위해서는 박지수의 득점과 함께, 우리은행의 더블팀 & 로테이션을 파괴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아정 최희진 심성영 염윤아 등의 득점이 효율적으로 터져야 한다. 우리은행의 강한 밀착 수비를 뚫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