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달인' 김병만이 시청자와 제작진을 향한 미안한 마음을 담아 올해 '연예대상' 후보직을 정중히 사양했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로 '정글의 법칙'의 촬영이 녹록지 않았고 이로 인한 책임감에 대상 후보를 내려놓게 됐다.
김병만의 소속사 SM C&C 측은 17일 오후 김병만이 올해 연말 열리는 SBS '2020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로 올랐으나, 고심 끝에 정중히 고사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전했다.
SM C&C는 "한 해의 활동을 격려해주신 마음은 언제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올해를 마무리하는 축제의 장에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수상 후보의 자리는 조심스레 내려놓고, 한 해를 기억하기 위한 축제의 장에서 누구보다 큰 박수로 행사를 즐기고 축하하겠다"고 후보 고사의 이유를 밝혔다.
또한 "유난히 힘들었던 올해, 더 뜻깊고 큰 즐거움을 전해주신 분들에게 이 상이 돌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같은 날 SM C&C의 한 관계자는 김병만의 대상 후보 고사에 대해 "사실 김병만은 올해 '연예대상'만큼은 대상 후보에 오르는 것에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 자신이 이끄는 '정글의 법칙'이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촬영이 불가능했고 이로 인해 3개월간 방송을 중단하기도 했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이 해외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취지의 프로그램인데 그런 부분에서 시청자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기지 못해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올해 '연예대상' 대상 후보를 고사하게 됐다. 본인 스스로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끌지 못했고 이런 부분에서 대상 후보에 오르는 게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오랫동안 고민해 내린 김병만의 결정을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병만은 2011년 10월부터 지금까지 9년간 SBS '정글의 법칙'을 이끌었다. '달인' 김병만을 주축으로 모인 멤버들이 아프리카를 비롯해 오지에서 살아남으며 생존하는 법을 담은 예능 '정글의 법칙'은 야생이라는 신선함과 멤버들의 리얼한 민낯 등이 더해지며 SBS의 간판 예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에서 리더격인 '족장'의 위치를 담당해 생존, 미션, 사냥을 주도하며 활약을 펼쳤다. 이런 공이 인정돼 김병만은 데뷔 이래 최초, SBS는 2013년 연말 열린 '연예대상'에서 '정글의 법칙'으로 영광의 대상을 수상해 노력을 보상받았다.
올해 역시 SBS는 '연예대상'의 대상 후보로 김병만을 빼놓지 않았다. 김병만과 함께 유재석, 김구라, 서장훈, 이승기를 후보로 선정해 올해의 '연예대상'을 둔 치열한 경합을 예고한 것. '정글의 법칙'은 9년간 꾸준하게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왔기에 김병만의 대상 2관왕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김병만은 시상식을 사흘 앞두고 대상 후보 고사 뜻을 밝혀 제작진은 물론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유는 '정글의 법칙'이 올해 초부터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해외 오지 촬영이 불가능해졌고 결국 지난 6월 6일 방송을 끝으로 해외편을 중단해야 했기 때문. 3개월간의 공백기를 거쳐 지난 8월 29일부터 국내 오지를 탐험하는 '정글의 법칙' 국내편으로 방송을 재개했지만 시청자를 만족하게 할만한 프로그램의 취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컸다는 후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것보다 자신보다 더 많은 노력을 쏟은 동료들에게 조금 더 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진심을 담아 대상 후보를 고사하게 됐다.
김병만은 대상 후보는 고사했지만 올해 '2020 연예대상'에 참석해 많은 예능인과 힘들었던 한해를 마무리하고 축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SBS '2020 연예대상'은 SBS 창사 30주년을 맞아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연결'이라는 주제로 오는 19일 방송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