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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여왕' 김아림, US오픈 첫 출전에서 5타 차 역전우승 "실감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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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무대인 US여자오픈. 또 하나의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장타여왕 김아림(25)이다. 미국 무대 첫 도전에서 '메이저 퀸'에 올랐다. 과감하고 공격적인 샷으로 무려 5타 차를 뒤집고 정상에 섰다. 최종일 최다 타수 차 역전 우승 대회 타이기록이다.

김아림은 15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파71·6401야드)에서 열린 제75회 US여자오픈 최종일에 무려 4타를 줄여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로 정상에 올랐다.

단숨에 메이저 여왕에 오른 김아림은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1억원)와 내년부터 LPGA투어에서 뛸 자격을 얻었다. US여자오픈에는 10년간 출전자격이 주어진다.

IMF로 신음하던 전 국민에게 감동을 던진 박세리의 극적인 우승으로 한국 골퍼에게 꿈이 된 US여자오픈 무대. 유독 신데렐라 탄생이 잦다.

김아림의 US오픈 우승은 한국 선수로는 11번째. 지난해 이정은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선수가 대회를 제패했다. 이정은을 포함, 이전까지 US여자오픈에 처음 출전해 우승한 선수는 단 4명뿐. LPGA투어 첫 승을 US여자오픈에서 거둔 역대 20번째 선수이자 7번째 한국선수가 됐다.

운이 좋았던 출전 과정이었다.

세계랭킹 94위였던 김아림은 코로나19 사태로 대회 출전 자격이 확대되면서 기회를 잡았다. 우연치 않게 생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아림은 2006년 롤렉스 세계랭킹이 시작된 이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가장 순위가 낮은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5타차 공동 9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아림은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2타를 잃었지만 마지막 16∼18번 홀 연속 버디로 승부를 갈랐다.

김아림의 승부사 기질이 제대로 발휘됐던 경기였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인터뷰에 임한 김아림은 "오늘 티박스가 앞당겨진 걸 보고 자신 있게 경기했다"며 "3라운드에서 아쉬운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오늘은 웬만하면 핀을 보고 쏴야겠다고 생각했다.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각오로 나왔는데 생각대로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중 리더보드를 보고 있었고 선두와 몇 타 차이인지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쳤다"고 했다.

첫 대회라 모든 것이 생소했지만 이겨냈다. 김아림은 "경기하는 날까지도 코스 적응이 아직 잘 되지 않은 상태여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하루하루 지나갈 수록 감이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그린 주변 어프로치도 두렵지 않게 되다 보니 샷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진출을 묻는 질문에 김아림은 "시간을 두고 생각하겠다"며 확답을 미뤘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이 2언더파 69타를 기록, 1타차 2위(2언더파 282타)에 오르며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따냈다.

박인비는 버디 5개로 3타를 줄이며 디펜딩 챔피언 이정은(24)과 함께 공동 7위(2오버파 286타)에 올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