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산 베어스의 '국대' 내야진이 해체됐다. 특히 오재일의 이적으로 당장 주전 1루수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FA 오재일이 14일 삼성 라이온즈와 4년 최대 50억원 조건에 계약을 맺었다. 야탑고 졸업 후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던 오재일은 히어로즈를 거쳐 2012시즌 도중 두산으로 트레이드 됐다. 이성열과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바꿔 입었고, 올해까지 9시즌간 두산 선수로 뛰었다. 두산은 지난 5년 이상 주전 1루수로 뛰었던 오재일이 이적하면서 당장 공백을 맞게 됐다. 뿐만 아니라 또다른 주전 내야수 최주환도 SK 와이번스와 FA 계약을 맺으면서 팀을 옮겼다. 최주환은 주 포지션이 2루지만, 3루수와 1루수 소화도 가능한 자원이었다. 내야 수비진이 좋은 두산 입장에서 최주환은 상황에 따라 '멀티 플레이어'로 기용할 수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최주환에 이어 오재일까지 팀을 떠났고 이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주환의 포지션은 기존 자원으로 어느정도 채울 수 있다. 2루수 오재원이 있고, 이유찬의 군 복무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또다른 신인급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포지션이다.
그러나 1루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오재일의 1루 수비는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큰 키와 더불어 매끄러운 포구 능력이 장점이었다. 강한 좌타자들이 늘어나며 1루 수비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는 시대에서 안정감 있는 1루수는 분명 가치가 있다. 다만, 1루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그동안 '전문 1루수'를 육성하기 보다는 비슷한 수비 실력의 선수 가운데 공격면에서 더 앞서는 선수가 자리를 꿰찰 확률이 높다. 오재일의 이적으로 중심 타선에 구멍이 생긴 두산의 상황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오재일을 대체할 유력한 후보 중 하나는 외국인 타자다. 두산은 현재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의 재계약을 추진 중이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한 대체 리스트도 검토 중이다. 페르난데스는 두산에서 뛴 지난 2년간 대부분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드물게 1루 수비도 소화했고, 크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안정감에 있어서는 오재일보다 객관적으로 떨어졌다. 페르난데스와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타순 구상에 따라 올해보다 더 자주 1루 수비를 소화할 가능성도 있다. 페르난데스는 "개인적으로 수비를 나가면 몸이 식지 않기 때문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 만약 페르난데스와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두산이 대체로 찾게 될 외국인 타자는 거포 1루수일 확률이 높다.
국내 자원 중에는 신성현과 김민혁 그리고 국해성이 1루 수비가 가능하다. 2017시즌 초반 한화 이글스와의 트레이드로 이적한 신성현은 아직 두산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워낙 야수층이 두터워 출장 기회가 적은 것도 주원인 중 하나다. 포지션 경쟁 기회가 동기부여가 되면서 신성현이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지가 관심하다. 또 외야에서는 백업 요원인 국해성도 1루 수비가 가능하고, 거포 유망주인 김민혁 역시 1루 경쟁이 가능한 선수다.
외부 FA나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한 방출 선수 가운데, 두산이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확률은 0에 가깝다. 결국 내부 경쟁이 열쇠다. 감독의 선택을 받을 1루 경쟁 승리자는 누구일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