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V리그 리뷰]고비 못넘은 삼성화재, '팀 최다' 7연패 늪 허우적…OK금융에 패배

by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젊음만으론 부족한 걸까. 삼성화재가 바르텍의 40득점 인생경기에도 불구하고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삼성화재는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OK금융그룹 읏맨에 세트스코어 2대3(17-25, 23-25, 25-21, 25-23, 13-15)으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지난 11월 19일 대한항공전 이후 7연패의 늪에 빠졌다. 올시즌 풀세트 접전시 1승7패. 승리로 따낸 승점(5점)은 그대로인데, 풀세트 패배로 쌓인 승점(7점)만 쌓여가고 있다.

삼성화재와 OK금융그룹은 장단점이 비슷하다. 두 팀 모두 강력한 서브가 강점인 반면 리시브 라인의 안정감은 떨어지는 편. 경기를 앞둔 고희진-석진욱 양팀 사령탑 역시 이날의 초점을 서브에 맞췄다.

삼성화재는 바르텍이 모처럼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지만, 박지훈-구자혁 리베로로부터 시작된 리시브 불안이 팀 전체로 번지며 1-2세트를 잇따라 내줬다. 바르텍의 맹활약을 앞세워 두 세트를 따냈지만, 그 뒤를 받쳐줄 만한 공격 옵션이 마땅치 않았다. 팀 후위 공격 득점 7000점(V리그 통산 1호)의 대기록도 빛이 바랬다.

반면 OK금융그룹의 펠리페 안톤 반데로는 이민규의 안정된 토스를 받아 거침없이 코트를 맹폭했다. 모처럼 선발 출전으로 호흡을 맞춘 최홍석과 심경섭도 고비 때마다 활약했다.

OK금융그룹은 1세트부터 삼성화재를 압도했다. 세트 초반은 펠리페의 강서브를 앞세워 8-5 리드를 잡았고, 이후 삼성화재의 범실이 거듭되며 15-8, 18-12까지 앞섰다. 기세가 오른 이민규는 화려한 토스에 보기드문 패스페인트까지 곁들이며 삼성화재 블로킹을 흔들었다. 세트 마무리는 조재성의 호쾌한 서브 에이스였다.

삼성화재는 2세트 초반 김우진의 강서브로 5-2까지 앞섰다. 하지만 석진욱 감독이 작전타임으로 흐름을 끊어주자 다시 리시브가 흔들리며 6-8 역전을 허용했다. 연타 서브에 수비진의 호흡이 맞지 않아 서브 득점을 내주는가 하면, 상대가 넘겨준 찬스볼을 길게 받아 다이렉트킬을 내주는 실수까지 나왔다. 바르텍의 공격도 좀처럼 상대 코트에 꽂히지 않았다. 24-23까지 어렵게 추격했지만, 마지막 바르텍의 서브가 네트에 걸리며 2세트마저 내줬다.

3세트에는 삼성화재의 반격이 펼쳐졌다. 수비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중앙 속공이 힘을 얻었고, 측면 공격도 살아났다. 초반 8-3으로 리드를 잡았고, 17-12, 20-16으로 분위기를 잃지 않은 끝에 어렵게 한 세트를 따냈다.

4세트는 일진일퇴 공방이었다. 한때 4점차까지 앞서던 삼성화재는 세트 막판 20-20 동점까지 따라잡혔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혼자 13점을 올린 바르텍을 앞세워 승부를 파이널로 몰고 갔다.

5세트는 혈전 그 자체였다. OIK금융그룹은 푹 쉬고 돌아온 펠리페가 뜨거운 공격력을 뽐냈고, 삼성화재는 바르텍의 맹활약에 정성규와 김동영이 날카로운 서브를 더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펠리페의 스파이크가 꽂히며 OK금융그룹이 승리를 따냈다.

돌아보면 연패 초기 대한항공-한국전력-KB손해보험에게 당한 3연속 풀세트 패배가 아팠다. 지난 대한항공 전은 안드레스 비예나가 빠졌음에도 셧아웃으로 패했다.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올해 첫 지휘봉을 잡았다. 올해 40세에 불과한 최연소 사령탑이다. 그는 삼성화재의 기존 팀컬러와 달리 '덕장'을 자처했다. 거듭된 대규모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단을 젊게 일신했고, 연패 중에도 화를 내기보다는 선수들을 다독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젊은 선수들이 범실 때문에 움츠러들고 있다. 두려워하지 말고 맘껏 공격하라고 했다"며 격려했다.

하지만 무너지는 팀 전력을 다잡는게 쉽지 않다. 이날 패배로 삼성화재는 지난 2019~2020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팀 역사상 최다인 7연패를 기록했다. V리그 남자부 정규시즌은 36경기다. 통산 8회 우승에 빛나는 '명가' 삼성화재에겐 굴욕적인 기록이다.

아직 3라운드다. 삼성화재는 젊은 팀이다. 기세를 타면 반전을 노릴 수 있다. 올시즌 한국전력 빅스톰은 개막 7연패 직후 대규모 트레이드로 분위기를 바꾼 뒤 5연승을 질주, 봄배구를 꿈꾸는 위치로 올라섰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