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4개월 만에 서울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이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8691건으로, 이 가운데 전세(5345건) 비중이 61.5%를 차지했다. 이는 10월 비중(72.2%)보다 10%포인트 이상 감소한 것이자, 올해 가장 낮은 수치다. 종전 최저치는 지난 4월에 기록한 67.6%였다.
2011년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래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 최저치는 역시 전세난이 심각했던 2016년 1월의 59.2%였다. 지난달 서울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은 10년 새 두 번째로 낮고, 이 기간에 기록한 역대 최저치와도 2.3%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전세 거비중이 가장 낮은 지역은 강동구로 33.9%에 그쳤다. 중랑구(34.7%), 서초구(46.2%), 종로구(49.3%), 동대문구(50.6%), 구로구(51.6%), 강남구(54.6%), 송파구(58.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아울러 올해 7월 1만3346건에 달했던 서울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같은 달 31일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8월 1만216건, 9월 7958건, 10월 7842건, 11월 5354건으로 확연한 감소세다.
반면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준전세와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준월세를 통튼 개념인 '반전세'의 비중은 10월 26.9%에서 지난달 37.9%로 급등했다. 이는 올해 최고치이자 2016년 1월(39.8%)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세 거래량과 거래 비중의 감소는 새 임대차법 시행과 부동산 규제에 따른 전세 매물 급감이 원인으로 꼽힌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기존 전세 세입자가 기존 주택에 2년 더 눌러앉는 수요가 크게 늘고, 부동산 세제·대출 규제 신설로 2년 거주(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조건 강화), 6개월 내 전입(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조건 강화) 등의 의무가 생기면서 집주인의 자가 점유율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 통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아파트 전세 매물은 5개월 전과 비교해 25개 구 전역에서 큰 폭으로 줄면서 감소율이 65.1%에 달했다. 또 지난 9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2296가구의 대단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는 최근까지 전세 거래가 단 3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단지는 입주 시점에 전세 매물이 쏟아진다는 공식도 이제 옛말"이라며 "앞으로 전세 매물 부족과 집주인들의 자가 점유율 상승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