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전 하나시티즌의 차기 감독이 결정됐다. 이민성 23세 이하 대표팀 수석코치다.
9일 K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대전이 이 코치와 합의를 마쳤다.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코치는 이미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을 만나 도전의사를 전했고, 김 감독 역시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코치는 대전의 2대 감독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올 시즌 배고픈 시민구단에서 하나금융그룹의 지원을 받는 기업구단으로 변신한 대전은 황선홍 초대감독을 영입해 승격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기대와 다른 그림이 펼쳐졌고, 경기력을 두고 수뇌부와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오던 황 감독은 9월 자진사퇴를 택했다. 대전은 강 철 감독대행 체제로 한경기를 치른 후 새롭게 영입한 조민국 전력강화실장을 감독대행으로 해 남은 시즌을 보냈다. 부진을 거듭하던 대전은 막판 상승세로 가까스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경남에 무릎을 꿇었다.
다음 시즌 승격을 노리는 대전은 새로운 감독 찾기에 열중했다. 어려움이 많았다. 당초 영입을 타진한 감독들이 연이어 거절 의사를 보냈다. 대전은 새롭게 리스트를 추린 후 세명의 최종 후보를 정했다. 해외팀을 이끌었던 감독, 두번의 승격에 성공한 감독, 그리고 이 신임 감독이 후보였다. 지난 주 심층면접을 마친 대전은 이 신임 감독의 신선함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임 감독은 당초 올림픽대표팀에서 함께 코치로 생활한 '대전의 레전드' 김은중 코치와 동행을 원했지만, 김 코치가 고사하며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감독은 백지에서 새롭게 코칭스태프를 꾸릴 전망이다.
이 감독은 현역시절 명수비수로 명성을 떨쳤다. 아주대를 졸업해 부산 로얄즈,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등에서 선수생활을 한 이 감독은 국가대표로도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1997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일본 원정에서 기록한 '도쿄대첩' 역전골은 이 감독 커리어의 하이라이트로 남아 있다. 2011년 용인시청에서 플레잉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 감독은 광저우 헝다, 강원FC, 울산 현대, 창춘 야타이 등 국내외팀에서 코치로 많은 경험을 쌓았고, 최근까지는 U-23 대표팀에서 수석코치로 활약했다.
이 감독을 선임한 대전은 내년 시즌 승격을 위해 선수단 구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