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유럽 챔피언스리그(UCL) 경기가 인종차별건으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8일 파리 생제르맹과 이스탄불 바샥셰히르간 2020~2021시즌 UCL 조별리그 H조 최종전이 열린 파르크 데 프랭스.
사건은 경기 시작 13분만에 벌어졌다. 파리 수비수 킴펨베가 22번을 향해 거친 태클을 했고, 주심은 반칙을 선언했다.
이때, 바샥셰히르 벤치 주변이 시끌시끌해졌다. 바샥셰히르 코치진이 판정에 대해 항의했다. 이를 바로 옆에서 지켜본 대기심 세바스티안 콜테스쿠가 주심에게 보고했다. 주심은 잠시 경기를 중단한 상태에서 바샥셰히르 벤치 앞으로 다가와 바샥셰히르의 피에르 웨보 코치에게 퇴장을 명했다.
여기까진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콜테스쿠 대기심이 주심에게 사건을 보고할 때 꺼낸 단어 하나가 문제가 됐다. 그는 웨보 코치를 '흑인'(루마니아어로 'Negru')이라고 불렀다. 프랑스 매체에 따르면 대기심은 이 단어를 여러 번 꺼냈다. 이 소리를 들은 웨보 코치가 대기심에게 달려가 따져물었다. 교체명단에 포함된 흑인 선수 뎀바 바는 대기심을 향해 "왜 흑인이라고 불렀나? 왜 흑인이라고 불렀나?"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술렁술렁한 벤치 앞으로 양팀 선수들이 모였다. 상대팀인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는 경기 심판진과 UEFA측 관계자들에게 사건 설명을 요구했다. 네이마르는 지난 9월 올랭피크 마르세유전에서 상대 수비수 알바로 곤살레스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었다. 주심은 애초 카메룬 국가대표 출신인 웨보 코치를 퇴장시키는 것으로 사건을 일단락하려고 했으나, 곧 경기 재개가 쉽지 않겠다는 걸 깨달았다. 바샥셰히르 선수들이 전반 25분께 먼저 라커룸으로 향했고, 파리 선수들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경기가 중단됐다.
UEFA측은 '대기심을 이탈리아 출신 마우리치오 마리아니로 교체하고 오후 10시에 경기를 재개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바샥셰히르 측에서 이를 거절했다. 경기는 하루 뒤인 9일 재개될 계획이다. 경기 중단 전까지 경기 스코어는 0-0이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