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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 초장거리골까지 들어가네, '되는 집안'수원의 기적같은 8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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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수원 삼성이 아시아 무대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수원 레전드 출신 박건하 감독은 이번 대회를 기회의 장으로 여겨 정상빈 강현묵 등 젊은 유스들을 대거 대동했다. 하지만 막상 대회에 돌입한 뒤 카타르 도하는 우승 기회의 장이 돼가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중국 강호 광저우 헝다를 탈락시키고 토너먼트에 오른 수원은 7일 J리그 디펜딩 챔프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3대2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박 감독은 "여기 오기 전 힘든 상황이었다. 첫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경기를 할수록 발전하고 강해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수원은 매경기 모두의 예상을 깨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받는 광저우와 고베를 상대로 3경기에서 단 1골만을 내주는 짠물수비를 바탕으로 승점 5점을 획득했다. 특히, 16강 진출을 위해 2골차 이상 승리가 필요했던 고베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수원은 대회 재개 직전 같은 조의 조호르 다룰 탁짐이 말레이시아 정부의 방역 지침으로 대회에 불참하면서 조호르 원정에서 당한 패배가 삭제되는 행운을 누렸다. 광저우의 에이스 파울리뉴는 부상으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고, 최종전에서 만난 고베는 이미 16강 티켓을 확보한 상태여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우주의 기운'이 수원에 찾아왔다.

조별리그에서 전북 현대를 4대1로 대파한 요코하마전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반 20분 에리크 리마에게 속수무책으로 선제골을 허용하며 전반을 0-1 뒤진 채 마무리할 때까지도 다음 라운드 진출은 어려워 보였다. 기우였다. 고베전에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던 수원은 후반에만 3골을 넣으며 대반전을 일으켰다.

후반 12분 김태환이 우측에서 가운데로 파고들다 왼발로 때리는 '김태환 전매특허' 슛으로 동점골을 낚았다. 37분에는 김민우가 김건희와 이대일 패스로 요코하마 수비를 완벽하게 허문 뒤 역전골을 폭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42분 한석종이 하프라인 바로 앞 약 50m 지점에서 때린 초장거리 슛이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상대 골키퍼의 어이없는 상황판단 미스가 있었지만, 수원이 '되는 집안'이란 사실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다.

지난여름 군 제대 후 수원에 입단한 한석종은 김민우 최성근과 함께 이번 겨울 결혼 계획을 세웠다. 챔피언스리그 일정에 따라 결혼식을 12월말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는데, 수원이 최소 10일(8강전)까지 카타르에 머물게 되면서 한 차례 더 미루게 생겼다. 한석종은 지난달 말 구단 인터뷰에서 '성적이 좋으면 결혼을 연기해야 할 수 있다'는 말에 "아직은 나중 일이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겠다. 여기까지 온 만큼 무언가 이루고 가야겠단 생각이 절실하다"고 답했다.

또 다른 '예비신랑'인 부주장 김민우는 "우리팀 외국인 선수들이 (부상 등의 이유로) 없어 우리가 약체라는 평가를 받은 게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한 발 더 뛰고, 소통이 잘 되는 부분이 수원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정신적, 체력적으로 준비가 잘 됐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며 선전 비결로 '원팀'을 꼽았다. 지난시즌 K리그를 파이널 B에서 마친 수원은 박 감독이 불어넣은 원팀 정신으로 8강 그 이상의 성적을 바라보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