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나이스원 쏘니! 나이스원 쏜!"
9개월만에 관중이 들어찬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첫 선수 응원가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토트넘과 아스널의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가 열린 6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모였다. 영국 정부는 전국 봉쇄가 풀린 12월 2일부터 EPL 등 엘리트 스포츠의 유관중 경기를 부분적으로 허용했다. 코로나 확진자 수와 지역 내 보건서비스(NHS) 상황에 따라 전국을 3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와 2단계 지역에 있는 구단들은 관중을 각각 최대 4000명과 2000명까지 받을 수 있게 했다. 맨체스터 등 3단계 지역은 여전히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토트넘이 있는 런던은 2단계 지역으로 2000명까지 관중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토트넘 팬들에게는 아스널과의 올 시즌 첫 북런던 더비 경기가 올 시즌 첫 유관중 경기였다.
경기장 입장을 기다리는 토트넘 팬들은 상당히 들떠 있었다. 3월 이후 9개월만에 입장이었다. 경기장 앞에서 만난 댄은 "너무나 오래 기다렸다. 정말 꿈만 같다. 곧 예전같은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아들과 함께 온 닐 역시 "정말 운좋게 경기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북런던더비라 여러가지 어려운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경기 티켓은 시즌 티켓 홀더들에게만 판매됐다. 그것도 상당히 로열티 포인트가 높은 오래된 팬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졌다. 이들은 티켓 오픈 시간에 맞춰 '광클'을 했다. 이들 2000여 팬들 대부분은 남쪽 스탠드에 자리잡았다. 그리고 일부 VIP들은 스카이박스에 앉았다.
경기 전 선수들이 워밍업을 위해 등장했다. 2000여명의 팬들은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구단과 리그 사무국은 경기 전 '육성 응원은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는 토트넘 팬들뿐만이 아니었다. 이미 2일 이후 열렸던 경기장에 온 팬들 모두 이같은 안전 수칙은 잘 지키지 않았다. 그나마 마스크를 쓴 비율이 70%정도 된 것이 다행이었다.
경기가 시작됐다. 토트넘 팬들은 계속 응원을 이어갔다. 토트넘의 응원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리고 전반 13분 손흥민이 선제골을 넣었다. 케인이 패스한 볼을 잡은 뒤 그대로 오른발 감아차기 중거리슈팅을 때렸다. 레노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막을 수 없었다.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손흥민 응원가가 나왔다. 9개월만에 처음으로 울려퍼지는 토트넘 선수의 개인 응원가였다.
손흥민의 골은 리그 10호골(시즌 13호골)이었다. EPL 득점 선두인 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턴, 11골)에 1골차로 따라붙었다. 또한 EPL 출범 후 토트넘 선수로는 로비 킨, 케인에 이어 3번째로 다신 시즌 연속 리그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날카로운 패스로 케인의 쐐기골을 도왔다. 리그 3호 도움(시즌 6호)이었다. 1골-1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토트넘은 승점 24로 리그 선두에 복귀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그렇게 골이 들어가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상황 자체가 안으로 접고 들어갔을 때 상대 수비수들이 많이 공간을 열어주었고 조금 더 좋은 옵션을 찾지 못해 슈팅을 선택했던거 같고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던거 같다"고 설명했다.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는 톱클래스 스트라이커들이 많다. 마네, 제수스, 아구에로, 바디 등이 있다. 그러나 손흥민과 케인은 월드클래스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