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순부터 이어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간 저작권료 분쟁이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정부 중재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저작권료가 상당폭 인상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이용자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OTT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방송물 재전송 서비스 저작권료 징수율을 정하기 위해 한음저협이 신청한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에 대해 이르면 이달 중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한음저협이 신청한 개정안은 OTT의 음악 저작권료 징수 요율을 관련 매출의 2.5%로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2018년 한음저협과 넷플릭스가 맺은 계약을 참고했다. 하지만 웨이브와 티빙, 왓챠 등 국내 주요 OTT 업체들은 기존 방송사 다시보기 서비스에 적용하는 0.625%를 적정선으로 제시, 양측 간 팽팽한 이해관계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문체부의 중재를 앞둔 업계에서는 OTT 업계가 주장하는 0.625%에 대해 상당 수준 인상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한음저협은 일부 OTT 업체와 2.5% 수준의 저작권료 계약을 맺은 뒤 타 업체들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부에서도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이들 계약 사례를 참고해야 하는 만큼 OTT 업계에 상황이 불리해진 것이다. 이들 업체는 OTT 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를 결성해 협상력 제고를 꾀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한음저협은 이들과의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다. 또한 협의체는 이번 개정안을 다루고 있는 음악산업발전위원회의 구성이 한음저협측에 치우쳤다며 문체부에 공식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OTT 업계는 한음저협이 요구하는 2.5%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저작권료 인상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OTT 산업에 이제 막 발을 뗀 국내 현실에 맞지 않을뿐더러, 세부 계약 내용을 따져볼 때 왜곡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넷플릭스는 저작권료를 지불한 뒤 이 중 상당액을 돌려받는 등 국내의 일반적인 저작권 계약과는 다른 방식을 채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례에 따라 다른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단체들이 유사한 요구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케이블TV 및 IPTV 서비스에서 이와 비슷한 분쟁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따라서 저작권료 인상이 OTT 산업에 대한 투자 위축과 이용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 산업은 극 초반 단계로 생태계 성장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며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시장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기도 전에 저작권료가 급상승할 경우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