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외국인 투수 드류 가뇽(30)이 2021년에도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가뇽은 KIA의 2021년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됐다. 우선 KIA가 가뇽을 잡아둔 모양새다. 사실 큰 효율을 얻진 못했다. 계약금 20만달러, 연봉 65만달러, 인센티브 별도의 조건으로 KBO리그 무대를 밟은 뒤 올 시즌 11승 8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는데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경기는 2경기에 불과했다. 외인 투수들에게 바라는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졌고, 기복이 심한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어느 날은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지만, 어느 날은 조기강판되는 모습도 보여줬다. 기복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그래도 방출 수준은 아니었다. KBO리그에서 1년 경험을 먹었고, 2년차에는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KIA는 가뇽을 보류명단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교체 가능성도 열려있다. 그래서 KIA는 아직 가뇽의 재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KIA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승운이 없어도 최고의 구위를 뽐내며 팀을 이끌었던 애런 브룩스의 마음을 빼앗아 빠르게 재계약을 이끌어냈다.
KIA는 일단 일본에서 방출된 외인들에는 관심이 없다. 조계현 KIA 단장은 "일본에서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선수들은 KBO리그에서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단지 선수구성과 야구 스타일이 다를 뿐"이라며 "역대 살펴봐도 일본 프로야구에서 방출된 뒤 한국에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조 단장의 눈은 역시 미국 메이저리그에 향해있다. 다만 좀 더 기다리는 중이다. 코로나 19 여파 속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많은 외인 투수들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됐고, 현실이 됐다. 지난 3일 메이저리그 40인 외 논텐더 명단이 발표됐다. 다만 외인 투수와 타자 교체가 필요한 KBO리그 구단들의 반응은 "아직"이다. 예상보다 "데려올 만한 선수가 많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KIA의 경우 선발투수를 원하는데 논텐더 명단에는 선발급 투수가 많지 않았다.
40인 로스터 안에 있는 선수를 이적료 지급 뒤 데려오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도 가뇽처럼 선수 스스로가 방출을 원해 40인 로스터에서 빠질 경우, 브룩스처럼 한국행을 원해 이적료가 비싸지 않을 경우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가뇽은 교체와 잔류의 갈림길 위에 놓여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