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 시즌 여자 프로배구 '절대1강'으로 꼽힌 흥국생명에 첫 위기가 찾아왔다.
V리그 여자부 최다 연승 타이 기록(15연승)에 도전했던 흥국생명은 5일 GS칼텍스에 일격을 당하면서 시즌 첫 패배를 맛봤다. KOVO컵에서 전승을 달리던 흥국생명을 결승에서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GS칼텍스는 흥국생명에 또 한번의 뼈아픈 패배를 안기며 '천적' 면모를 과시했다.
흥국생명에겐 결과만큼 내용 면에서 뼈아팠던 승부다. 외국인 선수 루시아가 1세트 초반 공격을 시도하다 어깨 통증을 호소해 코트를 걸어 나왔다. 이후 흥국생명은 김연경 이재영을 앞세웠지만 공격 의존도가 높아졌고, 이틀 전 경기로 인한 체력 부담까지 겹치면서 결국 고개를 떨궜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3세트에서 끝내지 않으면 우리가 불리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체력적인 부담도 있었고, 레프트에 공격이 집중돼 코트를 넓게 쓰지 못한 점도 아쉽다"고 분석했다.
루시아의 부상 정도 역시 걱정거리다. 루시아의 어깨 부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시즌 막판에도 어깨 부상으로 고전했던 루시아는 올 시즌 1라운 후반부터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지난달 한때 휴식을 거쳐 다시 코트로 돌아왔지만, 결국 또다시 통증이 도졌다. 올 시즌 들어 어깨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모양새라 흥국생명 입장에선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박 감독도 "사실 1패보다 루시아의 몸 상태가 더 걱정이다. 부상이 심각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할 정도.
연승-연패의 경계선은 희미하다. 파죽지세의 흐름에 제동이 걸리고 악재까지 겹치면 흐름이 역전되는 것은 다반사. 잠시 멈춘 발걸음이 얼마나 빨리 다시 움직일 수 있느냐가 강팀의 조건으로 불리는 이유다. 때문에 흥국생명이 다가올 승부에서 어떻게 반등 실마리를 잡을지가 관건이다. 박 감독도 "정규리그는 길다. 정규리그 30경기를 모두 이길 수는 없다. 다음 경기를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