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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KT 포수 육성 책임질 스즈키 코치, 이승엽에 대한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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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KT 위즈는 지난 25일 내년 시즌을 이끌 코칭스태프를 발표했다. 눈여겨 볼 대목은 육성 파트. 서용빈 해설위원을 퓨처스 감독에 선임한 KT는 일본인 스즈키 후미히로 전 오릭스 버팔로스 육성코치를 영입했다. 스즈키 코치는 KBO리그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그가 선수 시절 한국야구와 인연이 있었다는 점을 보면 KT가 의미있는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1998년 주니치 드래곤즈에 포수로 입단한 스즈키 코치는 선동열, 이종범, 이상훈 등 한국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었고, 2005년 오릭스로 이적해 이후 박찬호, 이승엽, 이대호, 백차승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스즈키 코치는 "선수 시절 한국 선수들과 같이 플레이 해왔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 예전부터 친숙한 느낌이 있다"고 했다.

특히 박찬호가 오릭스 시절인 2011년 등판한 7경기 중 스즈키 코치가 5경기에서 선발로 마스크를 썼다. 또 발이 빨랐던 스즈키 코치는 2012년 오릭스에 입단한 이대호가 경기 후반 출루하면 종종 대주자로 교체 출전한 적도 있다. 그런 스즈키 코치는 한국야구와 오릭스에서 동료였던 이승엽에 관해 '잊어버리고 싶은' 힘든 추억이 있었다고 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일본은 프로와 실업팀 및 대학 선수를 섞어 대표팀을 구성해 참가했다. 당시 대표팀에 파견된 프로 선수 중 유일한 포수가 바로 프로 3년차였던 스즈키 코치였다. 스즈키 코치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시절 후회되는 사건이 있다고 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두 번째 한일전은 3위 결정전이었다. 이긴 팀은 동메달을 따지만, 지면 메달 없이 대회가 끝나는 중요한 경기였다. 일본 선발은 고졸 2년차로 당시 '괴물 투수'로 불리던 마쓰자카 다이스케였고, 한국 선발은 '일본 킬러' 구대성이었다. 두 투수의 호투로 경기는 0-0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8회말 한국은 2사 2,3루 찬스에서 앞선 3타석에서 연속 삼진을 당한 3번타자 이승엽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2-0의 리드를 잡았다. 결국 한국은 이승엽의 결승타로 3대1로 이기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즈키 코치는 그때 볼배합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한다.

스즈키 코치는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때 마쓰자카에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요구해야 했는데 마쓰자카의 빠른 직구로 예쁘게 잡으려고 하다 그렇게 됐다"면서 "그 이후 (지도자가 돼서)포수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준비해 주고 그 가운데 하나를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 왔다"고 했다. 시드니올림픽을 통해 얻은 교훈을 지도자가 돼 가르치고 있다는 얘기다.

스즈키 코치는 KT에서 코치 제안이 온 것에 대해 "솔직히 놀랐다. KT는 올해 고졸 신인 유망주 포수(강현우)를 키우고 싶은 모양이고 그래서 연락을 주신 것 같다"고 했다.

올해 KT의 주전 포수 장성우와 백업 이홍구는 나란히 30세다. 또 다른 포수 허도환이 36세 베테랑이란 점을 고려하면 KT는 젊은 포수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스즈키 코치는 내년 스프링캠프때 팀에 합류해 KT의 미래를 위해 힘을 쏟을 계획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