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지독한 서브병이다. 김선호를 보는 순간 시청자들의 마음엔 '서브병'이란 세 글자가 떠올랐다. '스타트업'의 중심이지만, 아픈 짝사랑에 눈물이 절로 나는 서사까지 차지한 인물. 김선호에 시선이 쏠린다.
지난해 시작한 KBS2 예능프로그램 '1박2일 시즌4'는 김선호의 삶을 바꿔놨다. 이미 KBS2 '김과장', tvN '백일의 낭군님'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배우로서 익숙했던 그였지만,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인해 대중적인 인지도와 인기까지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던 것. '1박 2일'에서 김선호는 구르고 웃고 떠들고, 귀여운 몸개그에 허당기까지 아낌없이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저절로 받는 '예뽀'(예능 뽀시래기)로 활약할 수 있었다.
예능적인 인기만 거머쥐었다면, 예능 출연의 득과 실을 따져야 했겠으나. 김선호는 '1박2일'과 병행해 선택한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박혜련 극본, 오충환 연출)에서의 남다른 연기력과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으로, 그야말로 '만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인기를 양 손에 거머쥐었다.
김선호는 한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뛰어든 청춘들의 시작(START)과 성장(UP)을 그린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투자 회사 수석 팀장 한지평 역을 연기하는 중이다. 청춘들을 다그치고 성장시키는 멘토 역할에 극중 주인공인 서달미(배수지)와 과거부터 현재까지 엮여 있는 덕에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는 '서브병 유발자'로도 활약하게 된 것.
서달미에게 편지를 써준 '진짜 남도산'이라는 정체가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쌓았고, 여기에 서달미의 할머니인 최원덕(김해숙)과의 과거, 그리고 감정적인 교류까지 있어 서사 면에서도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기 충분했다. 여기에 연기력이 더해지니 시너지가 폭발했다. 원래부터 한지평, 그 인물이었던 것처럼 행동했고, 목소리의 떨림 하나하나까지 연기한 덕분에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도 받았다. 캐릭터의 힘이 커지니 드라마 속의 서사도 자연스럽게 쏠림 현상으로 발현된 셈이다.
이런 시청자들의 사랑에 힘입어 '스타트업'의 시청률도 점차 상승했다. 4%대 시청률을 전전했던 드라마지만, 최근에는 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대로 상승하며 후반부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김선호가 연기했던 과거 작품들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그가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tvN '유령을 잡아라'와 천재적 인물로 출연했던 '백일의 낭군님'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이뿐만 아니라 역대급 단막극으로 불렸던 MBC '미치겠다 너땜에!'는 그의 매력을 다시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재편성까지 결정했다. 오는 29일 오전 12시 30분에 MBC드라마넷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기에 기대감이 급증하고 있다.
그가 출연할 차기작에 대한 관심도도 뜨겁다. 일찌감치 tvN '링크'의 대본을 받아둔 김선호가 어떤 선택을 할지, 또 그의 선택을 받은 연극 '얼음'의 흥행에도 기대가 모이는 바. 김선호의 꽃은 더 만개할 예정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