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과 아르헨티나 명문 보카 주니어스의 '10번'을 대표하는 두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와 후안 로만 리켈메는 끝내 화해하지 못했다.
마라도나가 2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자책에서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지면서다.
아르헨티나 매체 '올레'는 마라도나 사망 이후 낸 기사에서 '최근 몇 년간 보카 주니어스 팬들이 겪은 큰 딜레마 중 하나는 마라도나와 리켈메 사이의 적대감이다. 이로 인해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적었다.
마라도나는 1997년 10월 25일자로 보카의 등번호 10번을 '후배'인 리켈메에게 넘겨줬다. 2009년 이전까진 관계가 좋았다. 2001년 마라도나는 자신의 유니폼 안에 리켈메의 유니폼을 입는 세리머니로 존중심을 드러냈다. 리켈메는 마라도나와의 깜짝 음성 인터뷰 도중 흥분감을 감추지 못한 마라도나의 '찐팬'이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리켈메 중심의 아르헨티나가 금메달을 획득한 후 둘은 함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앞둔 2009년 3월, 둘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당시 아르헨티나 주전 플레이메이커였던 리켈메는 돌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마라도나 당시 대표팀 감독과의 의견 충돌이 주된 이유였다. 마라도나 감독이 자신의 역할을 바꾸려 하고 친선경기에 소집하지 않자 유니폼을 벗어 던졌다. 그날 이후로 둘은 가까워질 수 없었다.
그러나 리켈메는 악감정은 잊고 고인이 된 전설에게 가슴 뭉클한 추모 편지를 남기는 것으로 늦게나마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누구도 마라도나처럼 공을 다루거나 플레이 할 수 없을 겁니다. 그가 뛰는 모습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디에고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편히 잠드시길"이라고 적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