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리그의 2020시즌이 한국시리즈만 남겨놓았다. 마지막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그런데 미국 메이저리그는 단축 시즌을 치르다보니 이미 월드시리즈까지 끝냈고 스토브리그가 진행중이다.
국내 팬들의 큰 관심을 받는 선수는 다름아닌 키움 히어로즈의 김하성이다. 일찌감치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천명한 상태로 포스팅 시기를 조율 중이다. 미국 현지 언론의 김하성에 대한 관심은 그야말로 뜨겁다. 김하성을 FA 순위 10위권 내에 넣고 구단이 꼭 뽑아야할 내야수로 꼽는 언론이 수두룩하다. KBO리그 출신 선수의 역대 최고액을 기대할만한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여기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야수가 한명 더 있다. 바로 NC 다이노스 외야수 나성범이다. 지난시즌 불의의 무릎부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1년 늦출 수밖에 없었던 나성범은 올시즌 건강한 몸으로 끝까지 소화했다. 타율 3할2푼4리, 170안타(7위), 34홈런(3위), 112타점(7위), 115득점(2위)으로 좋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출루율(0.390)과 장타율(0.596)을 더한 OPS는 0.986으로 전체 3위.
이미 지난해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했고 성적도 좋은데 이상하게 나성범에 대한 미국 현지 언론의 관심은 김하성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언론에 노출이 되고 미국 야구팬들에게 알려져야 메이저리그에 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
그래서 나성범에겐 이번 한국시리즈가 쇼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KBO리그 중계권을 가진 ESPN이 한국시리즈 전경기를 생중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큰 경기에서 나성범이 활약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미국 야구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된다.
다행히 나성범의 첫 쇼케이스는 성공적이었다. 나성범은 17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서 4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의 만점활약을 펼쳤다. 1회초 결승 선제 1타점 안타를 쳤고, 8회말엔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 2루타를 친 뒤 쐐기 득점까지 했다. 올시즌 안타를 하나도 때리지 못했던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150㎞가 넘는 빠른 공을 잘 공략해 3개의 안타를 쳤다.
나성범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ESPN 생중계 소식을 접한 뒤 "방송하는지는 몰랐다. 끝나고 들었다.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좋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나성범의 이름이 미국 현지 언론에 얼마나 나올까. 성적이 좋다면 그만큼 더 언급될 확률도 높아진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