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매 경기 혼신의 투구를 펼쳐서일까. 4일 휴식 후 등판한 크리스 플렉센이 던진 공의 위력은 앞선 등판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동료들이 몸을 날려 도왔다.
두산 베어스 플렉센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플렉센은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모두 1차전에 선발 등판해서 호투를 펼쳤었다. 하지만 지난 13일 KT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이닝 마무리를 하면서, 한국시리즈에서는 2차전에 나서게 됐다.
나흘의 휴식을 취하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플렉센은 제구나 구위가 앞선 등판만큼 날카롭지는 않았다. 그러나 위기를 잘 넘겼다.
1회말 첫 타자 박민우와의 승부에서 볼넷을 내준 플렉센은 다음 타자 이명기에게 정타를 맞았다. 그러나 직선타가 되면서 3루수 허경민의 그러브에 빨려들어갔고, 1루까지 더블 아웃이 됐다. 이어 나성범을 외야 플라이로 처리하며 첫 고비를 넘겼다.
이어진 2회에는 박석민에게 2루타, 노진혁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며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플렉센은 권희동과의 승부에서 실투가 나오면서 우중간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 애런 알테어에게 볼넷을 또 내주며 추가 실점 위기에 놓였다. 그때 또 한번 3루수 허경민의 도움이 컸다. 다음 타자 강진성이 초구를 받아쳤고, 허경민이 3루 베이스를 밟은 후 1루까지 완벽한 송구로 더블 플레이를 완성했다.
3회 처음으로 삼자범퇴에 성공한 플렉센은 4회 다시 연속 출루를 허용했다. 양의지에게 안타, 박석민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노진혁의 희생 번트로 이어진 1사 2,3루에서 권희동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사구만 이날 2개째였다.
1사 만루에서 알테어를 상대한 플렉센은 초구를 던졌다. 알테어는 우익수 뜬공을 기록했다. 3루주자가 충분히 들어올 수 있는 희생플라이성 타구였다. 이번에는 우익수 박건우가 플렉센을 도왔다. 강한 어깨를 활용한 빠른 홈 송구로 3루주자 양의지를 잡아내면서 이닝을 마쳤다.
5,6회에는 행운의 더블 아웃이 연달아 터졌다. 5회말 1사 1루에서 이명기의 유격수 직선타가 1루에서 선행 주자 아웃으로 이어지면서 이닝이 그대로 끝났고, 6회말에도 1사 2루에서 박석민이 친 타구가 투수 맞고 1루수 플라이에 이어 유격수 김재호가 송구를 받아 2루 포스 아웃을 시키면서 또 2명이 한꺼번에 아웃됐다. 그 과정에서 플렉센은 오른쪽 무릎 바깥쪽과 왼 팔에 타구를 맞았지만, 단순 타박상으로 안도했다.
6회까지 5안타 3탈삼진 3볼넷 1실점을 기록한 플렉센은 7회말을 앞두고 교체됐다. 무려 5번의 '더블 아웃'이 플렉센을 '럭키 가이'로 만들었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