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정우가 '이웃사촌'을 택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웃사촌'(이환경 감독, ㈜시네마허브·㈜환타지엔터테인먼트 제작). 극중 도청팀장 대권 역의 정우가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응답하라 1994'에서 잊지 못할 생활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이후 영화 '재심', '히말라야' 등의 작품에서 묵직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뭉클한 진심을 전했던 배우 정우. 그가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2018) 이후 2년만에 스크린에 다시 돌아와 진심을 담은 연기로 다시 한번 관객을 감동시킨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대권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도청팀장으로 무소물위의 권력을 가진 안정부 김실장(김희원)으로부터 미션을 받은 후 이웃사촌으로 위장해 자택격리된 정치인 의식(오달수)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된다. 의식을 불온한 사상을 가진 정치인으로만 치부하던 대권은 인간적인 '이웃사촌' 의식의 모습에 조금씩 변화해 나간다.
이날 정우는 "저는 이 작품뿐만 아니라 매 작품 선택을 할 때 이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내가 이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되는지 안되는지가 중요하다. 공감이 되면 흡입력이 있게 보는 것 같다. 그리고 누구와 함께 하는지도 중요한 것 같다. 감독님일 수도 있고 배우님일 수도 있고 제작진을 수도 있는데 이번 작품은 이환경 감독님이 크게 자리해선 것 같다"며 '이웃사촌'을 택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 "극중 대권은 처음에는 피 한방울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이웃의 일거수일투족을 도청하면서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듯이 조금씩 변해가면서 감정이 동요가 오지 않나. 그 부분, 처음과 마지막의 인물이 진폭이 컸다는 부분에 대해서 마음이 갔다"고 덧붙였다.
정우는 이환경 감독에 대한 남다른 믿음과 애정을 드러냈다. "이환경 감독님은 제가 2014년에 처음 만났다. 감독님의 데뷔작에 제가 출연했었다. 그때 당시 감독님이라는 위치는 굉장히 권위적이고 어려운 자리였다. 당시 현장은 지금보다 훨씬 긴장감이 컸다. 디지털이 아닌 필름으로 촬영을 하다보니까 매 시간이 제작비와 연결이 되서 예민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중심에는 감독님이 계시기 때문에 더 그랬다. 하지만 이환경 감독님은 무섭거나 권위적인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 신과 연기에 대해서만 집중하시는게 느껴졌다. 소통을 하고 있다는게 느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어려운 기운을 받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게 되더라. 그때 깨우친 게 많았다. 연기하는게 긴장되고 무섭고 떨리는게 아니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 될 수 있구나라고 깨달았다. 물론 제 연기적인 부분은 굉장히 쑥쓰럽지만, 굉장히 성취가 크고 뜻깊다. 이환경 감독님이라는 존재 자체가 저에게는 원동력이자 자양분이 됐다"고 말을 더했다. 그리고는 "1300만 관객의 사랑과 에너지를 받은 분이기 때문에 저도 느껴보고 싶기도 했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한편, 2013년 개봉해 1281만 관객을 웃고 울린 영화 '7번방의 선물'을 연출한 이환경 감독의 7년만의 새 작품으로 정우, 오달수, 김희원, 김병철, 이유비, 조현철, 김선경, 염혜란, 지승현, 정현준 등이 출연한다. 11월 2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리틀빅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