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본프로야구(NPB)가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을 주목한다. 이번 겨울은 작년보다 일본과의 영입 쟁탈전이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본 스포츠 매체에서 현재 KBO리그에서 뛰고있는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거론된다. 올 시즌 '홈런왕'이자 리그 최고 타자로 활약한 멜 로하스 주니어(KT)는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 구단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오릭스 버팔로스가 로하스 영입을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타선 보강이 절실한 한신 타이거즈 역시 로하스를 영입 리스트에 올려놨다.
정규 시즌에서 20승을 거둔 라울 알칸타라(두산)도 일본의 관심을 받고 있다. KBO리그에서 두번째 시즌을 보낸 알칸타라는 198⅔이닝을 소화하며 20승2패 평균자책점 2.54의 성적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도 알칸타라가 두산의 선발진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홀로 풀타임을 꾸준히 소화한 것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알칸타라의 경우 여러 차례 한신 구단의 영입 대상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한신은 알칸타라의 이닝 소화 능력과 체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로하스와 알칸타라 외에도 올해 KBO리그에서 좋은 실력을 보여준 댄 스트레일리(롯데), 드류 루친스키(NC) 등이 NPB 구단들의 리스트에 올라있다. 사실 KBO에서 NPB로 외국인 선수들이 이적하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과거 다니엘 리오스를 시작으로 가장 최근에는 앙헬 산체스(요미우리)와 제리 샌즈(한신)가 일본으로 이적한 바 있다. 최근에는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에게 주는 연봉 수준이 일본과 거의 비슷해졌고,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구단의 처우나 편의 제공이 월등해지면서 무조건적인 진출 열기는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특A급'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연봉은 NPB가 더 높다.
NPB가 다시 KBO 외국인 선수들에게 시선을 돌리는 이유는 뭘까. 현재 NPB A 구단 해외 스카우트 담당자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NPB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때 마이너리그 10경기, 메이저리그 10경기 정도는 보고 능력치를 파악한다. 그런데 올해는 특수 상황이 있다. 올해는 마이너리그 경기가 열리지 않았고, 메이저리그도 시즌이 크게 축소되면서 파악이 힘들었다"면서 "144경기를 모두 진행한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상을 예년보다 훨씬 많이 체크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로하스, 알칸타라처럼 올해 MVP급 활약을 한 외국인 선수들이 이번 겨울 일본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해당 스카우트는 "해당 선수들은 NPB 몇개 구단이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런데 KT나 두산이 재계약을 염두에 두면, 자연스럽게 연봉이 올라가지 않겠나. 산체스 같은 경우에는 예전부터 주목한 NPB 구단은 많았지만, 결국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3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영입할 수 있었다. 한국의 원 소속팀들이 재계약 조건으로 많은 액수를 제시할텐데, 현실적으로 외국인 선수 계약에 그만큼을 쓸 수 있는 구단을 일본에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NPB 구단들 역시 재정이 넉넉치 않은 변수가 작용할 것이라 예측했다.
해당 스카우트는 "최근 NPB 구단들은 특히 외국인 투수를 잡을 때 무조건 선발 투수만 찾지 않는다. 구단별로 선수 구상에 따라 중간, 마무리 전문 투수도 찾고 있다. NPB 구단이 많은 돈으로 외국인 선수를 데려간다는 인상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실제로는 일부 부자 구단(요미우리, 소프트뱅크 등)을 빼고 그렇지 못한 현실"이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분위기를 보면, KBO리그 구단들이 '효자 외인 선수'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본 '빅마켓' 구단들과의 실질적 경쟁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선택은 선수의 몫이고, NPB 구단들의 제시액 그리고 현재 소속팀의 재계약 조건 등이 변수를 가를 수 있다.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본격적인 영입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