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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초과달성' KT의 첫 가을야구, 아쉬움 속에 희망도 싹 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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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첫 가을야구의 환희가 아쉽게 저물었다.

KT 위즈의 첫 가을야구가 플레이오프에서 마감됐다. KT는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로 올 시즌을 마쳤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하면서 창단 후 첫 가을야구행의 환희를 맛봤지만, '디펜딩 챔피언' 두산의 저력을 넘어서기엔 경험이 부족했다.

지난해 창단 첫 5할 승률을 달성한 KT는 5강 싸움의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높게 본 이들은 많지 않았다. 경험 부족, 마운드 불안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시즌 초반 KT가 연패를 거듭하며 하위로 처지면서 '다크호스'는 한낮 꿈에 그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KT는 6월 이후 연승을 거듭하며 순위를 끌어 올렸고, 5강을 넘어 정규시즌 2위까지 도약, 결국 가을야구 진출의 역사를 만들었다.

부임 2년차 이강철 감독은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일관된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었다. 연패를 거듭하면서도 기존 시즌 플랜을 고수했고, 베테랑-신예들에게 믿음을 주면서 가능성을 드러내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반등의 토대를 만들었다. 유한준 박경수 황재균 장성우 등 베테랑 선수들 역시 팀 분위기를 이끌어가면서 순위 상승에 일익을 담당했다.

올 시즌 KT의 가장 큰 소득은 경쟁력 있는 라인업의 완성이다. 배정대 조용호가 외야에 자리를 잡았고, 강백호도 1루수 포지션 변경에 성공하면서 틀이 완성됐다. 이들의 가세를 계기로 KT는 수비 뿐만 아니라 폭발력 있는 타격 라인업도 완성하는데 성공했다. 마운드에서도 신인 소형준이 13승을 올렸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5승), 윌리엄 쿠에바스, 배제성(이상 10승)까지 4명의 10승 투수를 배출하는 등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할 수 있었다.

다만 이런 KT가 강팀으로 롱런하기 위한 과제는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타선, 수비에 비해 약한 불펜의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주 권만이 꾸준한 활약을 펼쳤을 뿐,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비롯해 나머지 투수 대부분이 시즌 중 기복을 드러냈다. 조현우 유원상 하준호 이보근 등 위기 때 제 몫을 해준 선수들도 있었지만, '강팀' 타이틀에 걸맞은 힘을 갖췄다고 보긴 무리였다. 가을야구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불펜 문제는 결국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패퇴하는 결과를 낳았다. KT는 군 복무를 마친 고영표 심재민의 가세와 손동현 김 민 안현준 박세진 이강준 등 성장 중인 선수들, 1차 지명 입단하는 신인 신범준 등 젊은 투수들로 새판 짜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성장을 돕는 것 뿐만 아니라 불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중량감 있는 보강도 필요해 보인다.

올 시즌을 통해 KT는 더 이상 '막내', '꼴찌' 수식어를 붙일 수 없는 강팀 도약의 토대를 마련했다. 분명 아쉬움이 있었던 가을야구였지만, 그 속에서 발견한 희망의 싹은 분명 주목해 볼 만하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