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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여성·팬덤 영화 약진+'담보' 흥행 1위"…영진위, 10월 결산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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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전월 대비 상승한 관객수에도 불구하고 극장의 보릿고개는 계속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10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10월 초에 있었고, 10월 하순에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선전한 덕분에 10월 한국영화 관객 수가 전월 대비 상승했다. 10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월 대비 162.0%(220만 명↑) 증가한 356만 명으로 전년 대비로는 47.6%(324만 명↓) 감소했다. 10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324억 원으로 전월 대비로는 180.9%(209억 원↑) 늘었고, 전년 대비로는 42.4%(239억 원↓) 줄었다. 10월 외국영화 관객 수는 전월 대비 34.2%(56만 명↓) 감소한 107만 명으로 전년 대비로는 86.7%(699만 명↓) 줄었다. 10월 외국영화 매출액은 91억 원으로 전월 대비 37.0%(54억 원↓), 전년 대비 86.5%(583억 원↓) 감소했다. 10월 2일 개봉 예정이었던 '원더우먼 1984'의 개봉이 크리스마스로 연기되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탓에 10월 외국영화 관객 수 감소폭이 컸다.

10월 전체 관객 수는 전월 대비 55.0%(164만 명↑) 늘어난 463만 명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8.8%(1022만 명↓)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10월 전체 매출액은 415억 원으로 전월 대비로는 59.5%(155억 원↑) 증가했고, 전년 대비로는 66.4%(822억 원↓) 감소했다. 올해 10월 전체, 한국, 외국 관객 수 모두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10월 관객 수로는 최저치였다.2020년 1~10월 전체 누적 관객 수는 전년 대비 70.6%(1억 3112만 명↓) 감소한 5449만 명이었고, 전체 누적 매출액은 전년 대비 70.4%(1조 1061억 원↓) 줄어든 4658억 원이었다. 2020년 1~10월 한국영화 누적 관객 수는 전년 대비 61.9%(5998만 명↓) 감소한 3698만 명이었고, 누적 매출액은 전년 대비 60.8%(4960억 원 ↓) 줄어든 3193억 원이었다.

지난 2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2월 말 이후 한국영화가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거나, 넷플릭스 공개를 택했다. 그러다 5월 황금연휴, 6월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 7~8월 한국 대작 영화의 개봉으로 한국영화의 관객 수가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5월과 8월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다시 벌어졌고, 그때마다 관객 수 상승세가 꺾인 탓에 한국영화는 1~10월 누적 기준으로 전년 대비 61.9%의 관객 감소율을 기록했다. 한편, 중급 이상 규모의 한국영화가 개봉을 미룬 사이 중예산 이하의 한국영화가 선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은 뉴노멀 시대가 만들어낸 극장가의 변화 중 하나였다.

외국영화 역시 3월 중순 미국 극장의 영업 중단으로 마블 영화를 비롯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개봉이 연기되거나, VOD 동시 개봉을 택하면서 극장 관객 수가 급감했다. 지난 8월 말 개봉한 '테넷' 이전까지 경쟁력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개봉이 없었기 때문에 외국영화의 관객 수 감소율이 한국영화에 비해 컸다. 2020년 1~10월 외국영화 누적 관객 수는 전년 대비 80.3%(7114만 명↓) 줄어든 1751만 명이었고, 누적 매출액은 전년 대비 80.6%(6102억 원↓) 감소한 1465억 원이었다. 2020년 1~10월 누적 기준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전년 대비 15.6%p 증가한 67.9%였고, 외국영화는 전년 대비 15.6%p 감소한 32.1%였다.

▶'담보' 흥행 1위…가을 비수기 여성영화 강세와 팬덤이라는 흥행 키워드

추석 연휴 흥행 1위를 차지했던 '담보'는 여세를 몰아 10월 한 달간 148만 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10월 전체 흥행 1위에 올랐다. 전체 흥행 2위는 79만 명을 동원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개봉 2주째인 11월 3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한국영화 관객 수 상승에 일조했다. 남성 서사 중심의 중급 규모 이상의 장르 영화가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미룬 사이 중예산 이하 규모의 여성영화가 극장가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쓰백러'로 일컬어지는 여성 팬덤과 '영혼 보내기'로 일컬어지는 영화보기 운동을 촉발시켰던 2018년 10월 '미쓰백'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에는 '82년생 김지영'이 개봉해 손익분기점인 160만 명의 2배를 훌쩍 넘어선 368만 명의 최종 관객을 기록했다. 가을 비수기 여성영화의 강세는 올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으로 이어졌다. 범죄 영화 '소리도 없이'는 10월 38만 명의 관객을 모아 전체 흥행 순위 3위에 자리했다.

여성영화 관람이라는 가치 소비와 함께 팬덤도 뉴노멀 시대에 극장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트로트 가수의 공연 실황인 '미스터트롯: 더 무비'(12만 명)와 '그대, 고맙소 :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8만 명)가 10월 각각 전체 흥행 순위 7위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영화로는 '그린랜드'가 26만 명을 동원해 10월 전체 흥행 순위 5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10월 전체 흥행 6위에 자리한 '테넷'은 10월의 22만 명을 더해 196만 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하며, 누적 기준 외국영화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추석과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선전으로 극장 상영횟수 증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9월 관객 수가 급감했으나, 추석 연휴를 계기로 관객 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추석 연휴 3일째인 10월 2일에는 41만 명의 관객을 모아 46일 만에 관객 수 4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극장의 총 상영횟수도 지난 9월 22일에 8,885회까지 떨어졌다가 추석 연휴가 분기점이 되어 상영횟수가 증가해 10월 3일 1만 8,223회를 기록했다. 그러나 '승리호'의 개봉 연기로 관객 상승세가 10월 내내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에 전체 극장의 총 상영횟수도 10월 19일 9,969회로 감소했다. 그러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개봉을 계기로 전체 극장의 총 상영횟수가 10월 24일 1만 4,632회로 다시 증가했다. 10월 스크린당 평균 상영횟수는 전월 대비 0.5회 늘어난 4.1회였다.

▶'담보' 배급한 씨제이이앤엠(주) 배급사 순위 1위

'담보'(148만 명, 10월 기준 누적 164만 명) 등 6편을 배급한 씨제이이앤엠(주)가 관객 수 152만 명, 관객 점유율 32.7%로 10월 전체 배급사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79만 명) 등 3편을 배급한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가 관객 수 80만 명, 관객 점유율 17.3%로 2위에 올랐다. '소리도 없이'(38만 명)를 배급한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관객 수 38만 명, 관객 점유율 8.3%로 3위에 자리했다. '국제수사'(36만 명, 누적 53만 명)를 배급한 ㈜쇼박스가 관객 수 36만 명, 관객 점유율 7.7%로 4위였고, '테넷'(22만 명, 누적 196만 명)을 배급한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가 관객 수 22만 명, 관객 점유율 4.8%로 5위를 기록했다.

▶'밥정'과 '기기괴괴 성형수'와 흥행으로 독립·예술영화 시장 회복 기대

10월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는 2만 8천 명의 관객을 동원한 '어디갔어, 버나뎃'이었다. 재개봉작 '위플래쉬'가 2만 6천 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갱스터 영화 '폰조'가 2만 5천 명으로 3위에 자리했다. 한국영화로는 '돌멩이'가 1만 6천 명으로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밥정'이 1만 3천 명으로 5위를 기록했다. 휴먼 다큐멘터리 '밥정'의 1만 관객 돌파는 중·장년층 관객이 다시 독립·예술영화 시장을 찾기 시작했음을 알려주는 방증이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1만 3천 명(누적 10만 2천 명)의 관객 수로 6위에 자리한 한국 공포 애니메이션 '기기괴괴 성형수'는 10~20대 관객층을 독립·예술영화 시장으로 유입시키는 역할을 했다. '밥정'과 '기기괴괴 성형수'의 흥행으로 독립·예술영화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