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T 위즈 이강철 감독의 다짐은 허언이 아니었다.
1차전 선발 소형준이 4차전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소형준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0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0-0 동점인 4회말 2사 2루에서 조현우에 이은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경기 전 이 감독은 소형준을 불펜 대기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1, 2차전에서 연패한 뒤 3차전에서 잡은 반전 실마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 소형준은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100개. 4차전을 잡아야 5차전을 바라볼 수 있는 KT에게 소형준 투입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 감독은 "소형준은 오늘 대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플레이오프를) 마치기는 아깝다"며 "5차전에는 데스파이네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다. 오늘은 투수 교체 타이밍 싸움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또 "어릴 때부터 불펜 경험을 해본 투수다. 최근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배제성이 3회까지 잘 막아준다면 곧바로 바꿀 수도 있다. 리드나 위기에 관계 없이 냉정하게 판단할 생각이다. 판단에 대한 결과는 내가 책임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타선이다. 초반 리드가 잡혀야 한다"며 "오늘은 타자들이 좀 더 잘 쳐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의 바람대로 배제성은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조현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조현우가 4회말 2사후 김재환을 출루시킨 뒤 폭투로 진루를 허용하자 이 감독은 곧바로 소형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소형준은 최주환에게 우월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