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야구 레전드' 이종범이 '불청'에 떴다.
10일 방송된 SBS '불타는 청춘'은 연말특집 제1탄 '깨복쟁이 친구 특집'으로 꾸며졌다. '깨복쟁이 친구'란 허물없는 친구라는 뜻의 전라도 방언. 청춘들이 그동안 '불타는 청춘'을 좋아해주던 친구들을 초대해 함께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이날 깨복쟁이 친구를 초대한 사람은 박재홍이었다. 박재홍은 "아주 아기때부터 골목야구 했던 형"이라며 청춘들에게 '바람'이라는 힌트를 줬다. 청춘들은 이를 듣자마자 야구 레전드 이종범을 유추해 냈다.
박재홍이 이종범이 최성국과 동갑이라고 하자 최성국은 "완전 형인줄 알았다. 삼촌 뻘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광규 또한 "나보다 동생이라고 하는데 왜 이렇게 어렵지?"라고 당황했다.
등장한 이종범은 평소 '불타는 청춘'의 애청자임을 밝히며 "방송을 보다가 와이프와 '저 분은 왜 결혼을 못했지?'라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나 보고 싶었던 청춘을 묻자 "수연 누나, 효범 누나는 원래 알고 있었다. 조하나씨를 비롯해 만은 분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은 이종범 뿐만 아니라 오랜만에 강수지도 함께 했다. 강수지는 과거 '불타는 청춘'의 원년 멤버로 활약했을 때를 떠올리며 "너무 즐거웠다. 내 인생에 진짜 지난 4~5년이 너무 기억에 남더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 김국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다 "(김국진도) 언젠가 한 번 나오지 않을까? 자기 전에 통화 한 번 하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이날 이종범은 박재홍과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같이 하던 초중학교 선후배라고 밝혔다. 그는 "그때만 해도 동네야구니까 장비들이 말도 안됐다. 비료 사료 포대로 글러브를 만들었다"며 "사실 야구를 생계형으로 시작했다. 사실은 축구를 더 좋아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에 박재홍은 "우리 동네 초등학교가 축구부가 없고 야구부만 있었다. 만약에 축구부가 있었다면 우리들은 다 축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홍은 '도루왕' 이종범의 놀라운 기록을 언급하며 "한 시즌에 도루를 84개나 한 형이다. 말도 안되는 기록이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종범은 "어릴 때 재홍이와 다방구 같은 술래잡기 놀이를 많이 하면서 뛰는 연습이 많이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재홍은 이종범이 도루를 잘해는 이유에 대해 "성격이 급해서"라며 "1루에 있으면 2루에 가야하고, 2루에 있으면 3루에 가야하는 형이다. 빨리 들어오고 싶어서 계속 뛰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종범은 프로야구 선수인 아들 이정후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박재홍은 "요즘 2대째 이어 야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세가 더 잘하는 경우는 정후 밖에 없다"고 칭찬했고, 이종범은 뿌듯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이종범은 "아들이 잘하니까 좋다. 예전에는 모든게 걱정반이었는데 잔소리보다는 예전 제 경험들을 이야기해준다"고 뿌듯해 했다.
박재홍이 아버지 이종범에 대한 무게감 때문에 이정후가 힘들었을 거라고 언급하자 이종범은 "우연히 정후가 인터넷에서 나와 정후를 비교하는 악플을 봤다. 정후가 거기에 댓글을 달았는데 '당신이 이종범 아들로 야구를 해봤느냐. 그 부담감을 아느냐'고 달아놨더라"라고 말해 모두를 짠하게 했다.
이종범은 일본 주니치 활동 시절 비화도 털어놓으며 한참 잘 나갈때 팔꿈치 부상을 당해 성적이 뚝 떨어져 마음 고생을 했던 시절에 대해 이야기 했다. "스트레스가 심해 원형 탈모증까지 생겼다"며 "야구팬들은 '이종범 야구는 원형 탈모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한다. 당시 모든 약을 탈모에 투여했는데 주니치 유니폼을 벗으면 낫다가도 2월에 다시 입으면 또 생기더라. 급기야 구멍난 곳에 유성매직도 칠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강수지도 일본에서 활동하던 시절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로 고생했었다고 고백하며 "뮤지컬 55회 공연을 약속해서 공연을 해야 했는데, 한국에는 너무 가고 싶었다. 일본말을 하나도 모르는데 일본어로 공연을 해야 했다. 어느날 가르마를 바꿔보려고 머리를 바꿨는데 가운데 원형탈모가 심하게 생겼더라. 공연 끝나고도 한참 뒤에 나았다"고 털어놨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