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9일 고척스카이돔.
두산 베어스와의 2020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KT 위즈 이강철 감독의 입에서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이날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불펜 요원으로 등판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쿠에바스는 소형준-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함께 이번 시리즈에서 KT 선발진의 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감독은 앞서 기존 선발 요원인 배제성을 불펜에서 우타자 스페셜리스트로 활용하겠다는 생각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1차전 필승 히든카드는 쿠에바스였다.
약점으로 지적된 불펜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의도. 이 감독은 "1차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차전을 이긴다면 4차전 안에 끝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며 "쿠에바스를 1차전에 불펜으로 활용해 승리한다면 4차전 선발로 세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KT가 선발 요원을 불펜에서 활용해 돌파구를 찾은 것은 이번 뿐만은 아니다.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이 절정일 때 소형준, 데스파이네가 각각 불펜에서 역할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은 상반된 결과를 얻은 바 있다. 쿠에바스는 뛰어난 변화구를 갖춘 투수로 평가되지만, 올 시즌 내내 투구 기복이 있었다. 선발이 아닌 불펜, 큰 무대인 플레이오프에서의 등판은 쿠에바스가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줄 지에 대한 물음표를 띄울 만한 부분.
이 감독은 쿠에바스 기용의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오늘 (승리) 확률이 있다면 쿠에바스 등판도 가능하다. 단, 큰 무리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형준이 6이닝까지 간다면 아낄 필요가 있다. 6이닝까지 가더라도 2~3점차 리드 상황이라면 쿠에바스를 새로운 이닝이나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1이닝 정도 활용해보려 한다. 그러나 접전 상황이라면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