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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냉정함, 살인 일정→4G 골 침묵 "핑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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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핑계 없다."

손흥민(토트넘)이 폭풍 같은 열흘을 보냈다. 지난달 30일(한국시각) 앤트워프와의 2020~2021시즌 유로파리그 조별리그를 위해 벨기에 원정을 다녀왔다. 나흘 뒤인 2일에는 홈에서 브라이턴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를 치렀다. 또 나흘 뒤 6일에는 루도고레츠와의 결전을 위해 불가리아 원정에 나섰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틀 뒤인 8일 영국 브로미치의 허손스에서 웨스트 브로미치와 EPL 원정 경기를 치렀다. 손흥민은 국경을 넘나드는 '살인일정'을 소화했다.

그래서일까. 8일 웨스트 브로미치전을 앞두고 체력 문제가 대두됐다. 실제로 이날 90분 내내 선수단의 몸 상태는 다소 무거운 듯했다. '잠그고' 들어오는 상대의 압박 수비에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손흥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전반 13분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베일-케인-은돔벨레로 이어진 패스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타이밍을 맞추는 데 생각이 많았다. 그 사이 상대 수비진이 라인을 형성했다. 결국 손흥민의 슈팅은 상대 수비수를 맞고 튕겨 나왔다.

올 시즌 손흥민은 '역대급 페이스'를 선보였다. 그는 EPL, 유로파리그 등에서 초반 10골-5도움을 몰아쳤다. 하지만 최근 열흘 간 이어진 4경기에서 득점이 없다. 루도고레츠전에서 기록한 시즌 5호 도움이 유일한 공격 포인트. 빡빡한 일정에 체력 부담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손흥민은 자신을 둘러싼 걱정에 두 손을 '휘휘' 내저었다. 오히려 현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했다. 그는 웨스트 브로미치전 직후 "어느 팀이든 경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핑계는 없다. 잘 관리하고 좋은 경기를 하는 것이 임무다. 내가 더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다. 늘 아쉬운 부분이 있다. 더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있는 위치에서 만족하는 부분, 더 채워야 하는 부분을 생각해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 더 배울 점이 많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렇다. 손흥민은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1대0 승리에 힘을 보탰다. 7경기 무패행진을 달린 토트넘(승점 17)은 2014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상대가 수비적으로 잘 준비했다. 어려운 경기였다. 하지만 이런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은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된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승리한 것은 좋은 효과다. 당연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승점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베일-케인과 이어지는 이른바 'KBS 라인'에 대해서도 "각자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다. 선수들이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벤치에서도 그동안 해오던 플레이를 지지해준다. 이번에 첫 선발 호흡이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흥민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 합류한다. 지난해 11월 이후 첫 태극마크다. 그는 "오랜만에 선수, 스태프를 만난다. 유럽원정에서 오랜만에 선수들끼리 발을 맞춘다. 좋은 경기로 찾아 뵙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