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불과 1년 만에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1년 전에는 'K리그에 없던 스타일'이라며 찬사를 받았지만, 올해는 '다른 팀에게 다 파악됐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김병수 감독이 이끄는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는 화려했던 지난 해와 힘겨웠던 올 시즌을 을 모두 겪으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강원은 지난 시즌 '병수볼 '돌풍을 일으키며 파이널A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양강 구도 속에서 나름의 지분을 차지하며 K리그에 신선한 변화를 불어넣었다. 덕분에 김 감독은 후한 조건에 강원과 재계약했고,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파이널A 진입 이상의 성과에 도전한다는 자세로 올 시즌을 맞이했다.
그러나 올해는 생각만큼 풀리지 않았다. 시즌 초반 반짝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결국 파이널A 수성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파이널B로 떨어졌다. 한때 강등의 위협앞에 놓인 적도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힘을 낸 덕분에 최종 순위는 7위. 파이널B에서는 그래도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시즌 최종전이던 지난달 31일 수원FC전에서 1대2로 졌지만, 그래도 7위는 지킬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 강원을 이끌고 있는 김병수 감독은 올해 많은 기대를 갖고 도전했지만, 지난해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김 감독은 이런 결과가 나온 게 결국 자신의 조급함과 욕심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대신 얻은 것도 적지 않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는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는 게 중요하다. 이제 겨우 다른 팀 정도가 됐다고 볼 수 있다"며 올 시즌에 추구했던 기반 다지기의 성과에 대해 언급했다.
올해 강원은 다른 K리그1 팀과는 달리 외국인 선수를 쓰지 않았다. 이 부분도 시즌 내내 지적이 됐던 부분이다. 이로 인해 공격력과 골 결정력이 떨어져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이기지 못했다는 지적. 김 감독은 그런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다음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까지 활용하는 더 강한 축구를 구상하고 있다.
강원은 2019시즌에는 뜻 밖의 성공을 거뒀지만, 올 시즌에는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다. 그러나 실패의 과정 속에서도 또 여러가지 교훈을 얻었다. '강등'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한 덕분에 강원은 올 시즌의 결과를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와 올해 얻은 각기 다른 형태의 경험치를 과연 얼마나 소화해낼 수 있느냐에 강원의 2021시즌 성적이 좌우될 전망이다. 강원이 다시 파이널A에 복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