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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진정한 우승 후보 되려면 풀어야 할 두 가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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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안양 KGC가 진정한 우승 후보가 되려면….

KGC는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서울 SK와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신-구 조화가 이뤄진 탄탄한 국내 선수 진용에 외국인 선수 농사도 잘 지은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개막 후 11경기 성적은 6승5패. 우승 후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시즌 초반이다. 8일 잠실실나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전에서도 답답한 경기 끝에 71대76으로 패했다. 삼성전을 통해 KGC가 우승으로 가기까지 풀어야 할 두 가제 숙제가 보였다.

▶가드 라인의 리딩 능력

KGC는 이재도-변준형의 앞선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빠르고, 전투적인 두 사람의 조합에 KGC 농구는 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변준형은 이번 시즌 맹활약을 통해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나는 중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매우 공격적이다. 경기를 풀어가는 포인트가드 스타일이 아닌, 2대2 공격을 중심으로 돌파와 득점에 치중한다. 상대가 함부로 맨투맨 수비를 했다가 두 사람의 개인 능력이 농락당하기 쉽다. 김승기 감독도 두 사람의 이 강점을 아예 살려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삼성전에서 두 사람의 아킬레스건이 드러났다. 삼성은 경기 초반부터 2-3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지역 방어를 깨려면 리딩 가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시하고, 필요한 곳에 패스를 찔러넣어줘야 한다. SK가 문경은 감독 부임 이후 3-2 드롭존으로 재미를 볼 때 KGC만 만나면 애를 먹었는데, 정통 포인트가드 김태술(현 원주 DB)가 패스 한 방으로 손쉽게 그 수비를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도와 변준형 모두 무리하게 돌파만을 고집했다. 자신들이 볼을 계속 끌기만하다 죽은 패스를 내주고, 상대 압박에 볼을 내주는 등 전혀 경기를 풀어내지 못했다. 앞으로 다른 팀들이 KGC를 상대로 더욱 적극적인 지역 방어를 사용할 빌미를 제공했다.

여기에 KGC는 우승에 도전하는 팀.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상대의 변화 무쌍한 전술에 대처해야 한다. 큰 경기에서 가장 필요한 게 가드의 경기 조율 능력이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전까지 이 숙제를 반드시 풀어내야 한다.

▶애매한 얼 클락의 포지션

KGC가 우승 후보로 인정받은 이유는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의 클락 영입 때문이었다. 2m5의 큰 키를 자랑하는데, 내-외곽 플레이가 모두 가능한 스코어러다. 특히, 외곽 공격에서의 폭발력으로 각 팀들의 경계 대상이 됐다. 그의 깨끗한 외곽 슛폼은 역대 KBL 선수 중 최고라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니 임팩트가 부족하다. 못하는 건 딱히 없다. 슛도, 돌파도, 리바운드도 어느정도 해낸다. 하지만 상대를 압도할만큼의 능력치는 아니다. 일단 키는 크지만 웨이트가 부족해 골밑 싸움에서 타 팀 외국인 선수들에 현저히 밀린다. 이는 예상했던 일. 그런데 외곽에서 국내 선수도 돌파로 쉽게 제쳐내지 못한다. DB에서 뛰다 NBA에 진출한 디온테 버튼의 파괴력을 생각한다면,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클락이 외곽 플레이에 치중할거라면, 그만큼 외곽 득점이 나오고 돌파로 인해 파생되는 찬스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보니 골밑 싸움에서 마이너스가 되는 결과가 만들어진다. 골밑에서 궂은 일을 잘하는 라타비우스 윌리엄스의 출전 시간을 늘리면 된다고 할 수 있지만, 승부처 득점이 필요할 때는 클락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

결국 클락이 마음 놓고 외곽을 휘저으려면 오세근이 건강하게 오랜 시간 뛰어줘야 하는데, 오세근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니 클락의 포지션도 애매해질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클락이 20득점을 이상 기록한 5경기는 모두 졌다. 10점대 득점을 한 6경기는 전승. 지나치게 클락에 의존한 공격이 나오지 않아야 KGC의 승리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