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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신의한수] '2015 니퍼트처럼' 최원준의 3K 불펜 퍼펙트, LG는 두 번 악몽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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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구원 등판했던 더스틴 니퍼트처럼, 선발 최원준(두산 베어스)이 구원 등판해 LG 트윈스를 완벽히 틀어막았다.

최원준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3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했다. 완벽한 투구를 한 선발 크리스 플렉센(6이닝 무실점)이 7회 내려가면서 LG에 기회가 왔다. 하지만 최원준은 마치 또 다른 플렉센이었다. 두산은 투수력을 앞세워 LG를 4대0으로 완파했다. 1차전을 먼저 잡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승부사다. 경험이 많아 단기전에서 뚜렷한 운영 철학이 있다. 특히, 단기전에서 구위가 강력한 투수를 위기 상황에 투입해 흐름을 가져온다. 굳이 선발과 불펜을 구분하지 않는다. 2015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선 선발로 뛰던 니퍼트를 유희관(6이닝 2실점) 다음에 투입했다. 니퍼트가 2⅓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두산은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정규시즌 고전하던 니퍼트의 완벽 부활이었다. 공교롭게도 류중일 LG 감독이 당시 삼성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류 감독에게는 또 한 번 악몽의 순간이 됐다. 선발 플렉센은 제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3-0으로 앞선 두산은 7회초 최원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최원준은 올 시즌 불펜으로 시작해 선발 자리를 꿰찼다. 42경기에서 10승2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불펜 경험이 풍부하고, 롱릴리프 소화도 가능한 자원. 김 감독은 경기 전 "일단 최원준을 불펜으로 대기시킨다"고 했다.

어쩌면 LG에 좋은 찬스였다. 플렉센의 구위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구원 투수의 등판으로 한 숨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최원준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구석 구석을 파고드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가 위력적이었다. 채은성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한 후 이형종을 삼진으로 잡았다. 2안타로 컨디션이 가장 좋은 김민성도 삼진으로 막았다.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유강남을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했다.

두산은 선발과 불펜의 완벽한 호투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최원준의 불펜 복귀는 신의 한 수였다. 두 번째 투수로 흐름을 완벽히 가져왔다. 마침 이날 경기 전 시구는 니퍼트가 맡았다. 니퍼트의 기를 받은 두산 투수진은 LG에 연달아 악몽을 선사했다.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