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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부터 스틸까지, '끝내준' 서울 삼성 아이제아 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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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실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아이제아 힉스(서울 삼성)로 시작해 힉스로 끝났다.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서울 삼성은 1일 서울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78대7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3승6패)은 올 시즌 첫 2연승을 질주했다. 힉스가 26점-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 삼성의 상황은 썩 좋지 않았다. 삼성은 전날 전주 KCC전에서 승리를 챙겼지만,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종전까지 8경기에서 2승(6패)을 거두는 데 그쳤다.

경기 전 이 감독은 "1라운드에서 2승 중이다. 수비가 키포인트다. 득점에서의 아쉬움은 없다. 실점이 너무 많다. 우리가 초반 연패 때도 잘하다가 4쿼터 때 마무리가 약했다. 수비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랬다. 삼성은 올 시즌 리그 8경기에서 평균 30.9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이 부문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골밑을 내준 삼성에게 승리는 요원했다. 설상가상으로 골밑을 책임지던 김준이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 감독은 "김준일 상태는 좋지 않다. 내일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오리온전에는 나서지 못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반전이 필요한 상황. 힉스의 움직임이 빛났다. 올 시즌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KBL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힉스는 '달리는 빅맨'으로 관심을 모았다. 타 구단 센터와 비교해 신장(2m2)은 높지 않지만, 발이 빨랐다. 2017~2018시즌부터 2연속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에서 뛰었던 경력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시즌에도 러시아 무대에서 활약했다. 다만, 한국 무대 적응은 별개의 문제였다. 특히 올 시즌은 코로나19로 2주 자가 격리를 하며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뚜껑이 열렸다. 힉스는 종전까지 8경기에서 평균 24분57초를 뛰며 18.5점-5.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블록은 2.4개로 이 부문 1위. 시즌 초반이지만 골밑 장악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를 악물었다. 오리온을 상대로 선발 출전한 힉스는 경기 초반 수비에 몰두한 모습이었다. 골밑에서 상대 공격을 막아내며 경기력을 끌어 올렸다. 예열을 마친 힉스는 1쿼터 종료 4분13초를 남기고 첫 득점에 성공했다. 불을 뿜었다. 그는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까지 깔끔하게 성공했다.

2쿼터 힉스의 움직임이 더욱 가벼웠다. 그는 팀이 22-24로 밀리던 2쿼터 시작 1분16초, 추격을 알리는 호쾌한 덩크를 꽂아 넣었다. 시작에 불과했다. 힉스는 내외곽을 넘나들며 2쿼터에만 9점-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힉스는 3쿼터에도 덩크를 포함해 6점을 몰아넣으며 삼성의 공격을 이끌었다. 힉스의 맹활약 속 삼성은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오리온의 뒷심은 거셌다. 삼성은 경기 종료 2분 40여초를 남기고 69-66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위기의 순간. 힉스의 손끝이 다시 한 번 빛났다. 힉스는 김동욱의 패스를 3점포로 연결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여기에 상대를 속이는 골밑 득점까지 책임지며 분위기를 띄웠다. 삼성은 힉스의 활약을 앞세워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상대의 마지막 에어볼을 잡아낸 선수 역시 힉스였다.

잠실실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