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SK 와이번스 베테랑 투수 윤희상(35)이 시즌 최종전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SK 박경완 감독 대행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갖는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윤희상에게 30일(인천 LG전) 경기에서 경기 첫 타자 또는 끝 타자를 상대할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SK는 이날 윤희상이 올 시즌 17년 간의 현역생활을 마무리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어깨 수술을 받았던 윤희상은 지난 8일 2년여 만에 1군에 복귀했다. 그러나 지금의 어깨로 정상적인 투구가 어렵다고 판단, 구단 면담을 통해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윤희상은 SK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구리초-인창중-선린인터넷고를 거쳐 200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SK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 강속구를 뿌리는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과 군복무 등 긴 무명 생활을 거쳐 2011년에야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SK가 준우승을 거둔 2012년엔 28경기 선발 등판해 10승을 거두기도 했다. 2018년 불펜 전환 전까지 SK를 대표하는 우완 투수 중 한 명이었다. 27일까지 프로 통산 성적은 216경기 42승44패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4.81이다.
현역 시절 포수로 윤희상의 공을 직접 받아봤던 박 대행은 "참 재밌는 투수였다. 제구력 뿐만 아니라 손재주가 굉장히 좋았다. 5피치까지 가능했던 선수"였다며 "장차 우리 프로야구를 이끌 우완 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고 아쉬워 했다.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해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여지껏 포기하지 않고 2군에서 노력해 1군에 올라올 수 있었다"며 "하루 던지고 이틀 정도 쉬면 괜찮다고 봤는데 막상 해보니 본인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두 경기를 던지고 면담에서 은퇴 의사를 전했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또 "은퇴 선언을 했다고 해서 그동안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를 다시 2군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며 "SK에서 시작해 SK에서 마무리를 하는 선수다. 30일 경기에서 선수 인생에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 내가 해줄 수 있는 한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SK는 30일 경기 뒤 행사를 통해 윤희상과 팬들이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 계획이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