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분 만에 주인이 바뀐 3위 자리. 끝나지 않은 준 플레이오프(PO) 전쟁.
25일, 경남FC와 부천FC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25라운드 대결이 펼쳐진 부천종합운동장.
경기 종료 휘슬과 동시에 경남이 포효했다. 그라운드 위 선수들은 물론이고 벤치에 있던 코칭스태프 모두 너나할 것 없이 얼싸안았다. 희미해져 가던 준 PO 티켓의 희망을 살려낸 것이다. 준 PO 티켓은 K리그2(2부 리그) 3~4위에게 주어진다.
설기현 감독의 경남은 그야말로 죽다 살았다. 경남은 부천에 시종일관 끌려 다녔다. 시계가 후반 40분을 향하는 시각까지 1-3으로 밀리며 흔들렸다. 포기는 없었다. 후반 40분, 경남의 '대역전극'이 시작됐다. 경남은 고경민의 득점을 시작으로 백성동 최 준의 연속포를 앞세워 4대3 역전 드라마를 썼다.
이 승리로 경남은 승점 36점을 쌓으며 대전 하나시티즌, 전남 드래곤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득점에서 가장 앞선 경남(38골)이 '잠깐' 3위에 랭크됐다. 그 뒤를 대전(33골)과 전남(30골)이 이었다.
자칫 준 PO 순위 경쟁에서 밀릴 뻔했던 경남. 설 감독은 "남은 두 경기에서 3~4위 팀이 누가 될지 모른다. 마지막 대결에서 이기는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것이다. 이번 승리의 기회를 잡아서 승격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말 그대로다. 설 감독의 얘기처럼 순위 경쟁의 끝은 아무도 모른다. 경남의 3위 자리가 그랬다. 경남은 역전승의 기쁨을 누린지 불과 두 시간여 만에 3위 자리를 서울 이랜드에 넘겨줘야 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이랜드는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안산 그리너스와의 2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수쿠타 파수와 레안드로, 원기종의 연속골을 앞세워 3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이랜드는 승점 38점을 기록, 단박에 3위로 뛰어 올랐다. 경남-대전-전남으로 이어지는 4위권과의 격차도 승점 2점으로 벌렸다.
25라운드 결과 이랜드가 준 PO 전쟁에서 한 발 앞선 것은 사실. 하지만 결과는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다. 아직 두 경기가 남아있다. 특히 4자 구도를 형성한 네 팀은 최종전에서 얽히고 설킨 대결을 펼친다. 11월 7일 예정된 최종전에서 이랜드와 전남, 경남과 대전은 마지막 승부를 통해 준 PO 티켓의 주인공을 가린다.
부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안산=김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