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위암으로,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7년 발생한 암 중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위암에 걸렸다고 해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위암은 많이 발생하지만, 생존율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2017년 위암 치료 후의 5년 생존율은 76.5%였으며, 조기 위암의 경우 치료 후 5년 생존율이 96.7%로 보고될 정도다. 특히 조기 위암의 경우 위 절제 수술 없이도 내시경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위암, 조기 발견할수록 완치율 증가
위암은 발병률이 높지만 완치가능성 또한 높은 암으로, 1기에 진단해 치료하면 90% 이상의 5년 생존율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위암의 조기 진단과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위내시경검사가 필수다. 가족 중에 위암이 있거나 위내시경상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이 있다면 적어도 2년 한 번씩 위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 40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은 2년마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위내시경검사를 받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정책을 통하여 위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추천된다.
▶조기 위암이라면 수술 없이 내시경만으로 치료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위암을 발견됐다면 위 절제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다. 내시경만으로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내시경적 위암 절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위암의 내시경적 절제는 첫째 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둘째 수술 후 통증이나 감염에 대한 걱정이 없으며, 셋째 시술 후 수일이 지나면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절제에 의한 장기적인 후유증이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내시경을 이용한 위암 수술법 중에서는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이 각광받고 있다.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은 ▲이형성을 동반한 선종 ▲조기암 ▲점막하 종양 등을 수술이 아닌 위내시경만으로 치료하는 시술법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전정원 교수는 "내시경으로 암 조직 하부에 약물을 주입해, 암 조직을 부풀려 돌출시킨 후 특수 제작된 내시경 절개도를 이용해 암 조직 점막을 절개한다. 쉽게 설명해서 병변 부위를 생선회 뜨듯 벗겨내 위벽에서 암 덩어리를 잘라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흉터와 합병증 없이 암 조직 완전 절제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은 전신마취 없이 수면상태에서 시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수술과 치료효과는 같으면서도 수술 후 합병증이 거의 없어 가장 안전한 조기 위암 치료법으로 꼽힌다. 내시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흉터가 전혀 남지 않고, 단기간 입원으로 환자의 시간과 치료비용이 큰 폭으로 절감되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위점막절제술보다 암 조직의 완전절제 성공률이 높고, 암 조직의 크기에 상관없이 일괄 절제도 가능하다.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을 통해 위의 기능을 온전하게 보존하면서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크기 작고, 궤양 동반되지 않은 조기 위암 적용 가능
내시경 점막하절제술로 치료할 수 있는 조기 위암으로 널리 인정되는 기준은 ▲병리학적으로 분화도가 좋고 ▲크기가 2㎝ 이하이면서 ▲궤양이 동반되지 않고 ▲위암이 점막에 국한되어 있거나 ▲점막하 침범이 있어도 500㎛ 정도까지 낮게 침범된 경우다. 최근에는 이러한 표준적 기준을 넘어서 궤양이 있더라도 3㎝ 미만인 경우, 궤양이 없는 경우에는 크기가 3㎝ 이상인 경우에도 내시경 점막하절제술로 위암을 치료하였을 때 좋은 치료 성적과 낮은 재발률이 보고되고 있다.
▶내시경 점막하절제술 후 3일째부터 일상생활 복귀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을 받은 후 특별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으면 시술 3일째부터는 정상적인 사회생활로 복귀할 수 있으며, 약 일주일 뒤부터 일반식사가 가능하다. 일상생활로 돌아간 후에는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자극적인 음식과 과음은 피하고 금연하는 것이 좋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위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짜고 자극적인 음식, 불에 탄 음식, 질산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피해야 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포함된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한다. 흡연은 위암 위험인자이므로 금연을 해야 한다.
전정원 교수는 "한국인 40대 이상에서 60% 이상이 감염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위암 위험인자로 정의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갖고 있으면 위암 발생률이 1.7~5.3배까지 늘어나므로, 위암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