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도드람 2020∼2021 V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신인들 중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선수는 누구일까.
1라운드 1순위의 김진우(현대캐피탈)였을까. 최대어로 꼽혔던 2순위 임성진(한국전력)이었을까. 아니었다. 삼성화재 리베로 박지훈이 신인들 중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박지훈은 18일 수원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시즌 첫 경기서 선발출전해 5세트까지 뛰며 팀의 수비를 맡았다. 48번 중 27번을 정확하게 리시브했고, 실패는 5번이었다. 리시브 효율이 45.8%. 디그도 11번 중 9번을 성공시켰다. 나쁘지 않은 성적. 팀이 3대2의 역전승을 거뒀기에 박지훈도 데뷔전서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경기대를 졸업한 박지훈은 지난 6일 열린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로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리베로로서는 박경민(1R 4순위·현대캐피탈) 이지율(2R 1순위·대한항공)에 이어 세번째로 뽑혔다.
삼성화재는 지난시즌 뛰었던 이승현과 백계중이 모두 떠나 리베로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컵대회까지는 이지석이 리베로로 뛰었는데 고희진 감독은 박지훈과 연습경기를 하면서 그의 가능성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박지훈을 주전 리베로로 쓰기로 한 것.
고 감독은 "박지훈이 팀에 합류한 뒤 하루 연습하고 바로 연습경기를 했는데 공을 조절할 수 있더라. 얘기를 해보니 배짱도 있어서 '쫄아서 못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경기전에 '대학연맹전이라고 생각하고 해봐라'라고 말해줬는데 실수도 있긴 했지만 무난하게 경기를 잘해준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앞으로도 계속 선발로 나갈 것인가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음 경기에도 당연히 나간다. 주전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 감독이 생각하는 패기있는 삼성화재를 만들 수 있는 축이 될 수 있는 선수로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배구에 대한 자세가 당돌하다. 이런 선수가 우리 팀에 필요했다는 느낌을 나 뿐만아니라 선수들과 스태프들 모두가 느꼈다"면서 "이런 선수가 모인다면 삼성화재가 리빌딩을 하는데 축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신인 드래프트 이후 열흘만에 주전 자리를 꿰찬 박지훈.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려는 삼성화재의 불안한 리시브를 해결해줄까. 고 감독의 얼굴엔 확신이 가득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