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60년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미녀 트로이카'라는 대명사는 연예계에서 상징적인 의미다. 미모의 여배우에게만 주어지는 이 별명은 김태희 송혜교 전지현을 의미하는 '태혜지'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80년대 초반 태생인 이들 이후 개성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연예계를 휩쓸면서 미녀 트로이카의 명맥은 끊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90년대생으로 돋보이는 새로운 미녀 트로이카라고 불릴만한 이들이 함께 컴백하며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배수지 고아라 조보아가 바로 그들이다. 94년생인 배수지, 90년생 고아라, 91년생 조보아는 독보적인 미모와 연기로 눈길을 끌고 있다. 걸그룹 미쓰에이로 데뷔한 배수지는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배우로 변신하며 '국민 첫사랑' 이미지를 얻었다. 안방극장에서도 '드림하이' 같은 청춘물부터 판타지사극 '구가의서' 그리고 '빅' '함부로 애틋하게' 같은 로맨스물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있다. 특히 청춘 로맨스물에서 특유의 톡톡튀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강점을 보이는 중이다.
배수지는 17일 첫 방송하는 tvN 주말극 '스타트업'에서 서달미 역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서달미 캐릭터는 카페, 서점, 콜센터에 이르기까지 어릴 때부터 각종 사회생활을 섭렵한 다채로운 이력을 쌓은 캐릭터로 학벌이 빈약해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을 전전하는 인물이다. 싫은 소리 하는 사람에게도 늘 웃는 낯으로 대하고 억울하고 화나는 상황에서도 일단 참고 보는 캔디형 인물로 배수지의 매력이 한껏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고아라는 KBS 드라마 '반올림'에서 옥림 역할로 데뷔부터 인기를 모았다. 2013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선 성나정 역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에도 '너희들을 포위됐다' '미스함무라비' '해치' 등을 통해 연기력을 다졌다.
그는 지난 7일 첫 방송된 KBS 수목극 '도도솔솔라라솔'에서 구라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는 중이다. '도도솔솔라라솔'은 에너제틱 피아니스트 구라라와 알바력 만렙 선우준(이재욱)의 반짝반짝 로맨틱 코미디를 그린 작품이다. 저마다의 상처와 비밀을 안고 작은 시골 마을 피아노학원 라라랜드에 모여든 이들의 이야기가 달콤한 설렘과 함께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이 작품에서 고아라는 실제 피아노 실력까지 과시하며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는 중이다.
그런가하면 조보아는 후발주자 격이다. 고아라가 2003년 데뷔, 배수지가 2010년 데뷔인 것에 반해 조보아는 2012년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그의 행보는 곧바로 눈에 띄었다. 곧장 사극의 거장 이병훈 PD의 '마의'에 캐스팅 됐고, 2014년에는 영화 '가시'에서 파격적인 팜므파탈 여고생 역할로 화제를 모았다. '잉여공주' '실종느와르M' '몬스터' '우리집에 사는 남자' '사랑의 온도' '이별이 떠났다' '복수가 돌아왔다' '포레스트' 등을 통해 연기력을 쌓은 조보아는 SBS 예능 '골목식당'에서 맛없는 표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맛없슐랭'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는 7일 시작한 tvN 수목극 '구미호뎐'에서 괴담 전문 프로그램 PD 남지아로 분했다. 남지아는 21년 전 부모님 모두가 사라졌던 의문의 교통사고에 대한 진실을 추적하고 있는 집념의 소유자다. 그는 이 캐릭터를 위해 처음으로 액션 스쿨에 다니며 연기 열정을 불태우기도 했다.
이들, 새로운 미녀 트로이카의 특징은 예전까지 담배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성이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톡톡 튀는 이미지와 다양한 장르를 통해 개성을 살리고 있다. 이들의 필모그라피만 봐도 사극와 판타지 등을 오가며 여러 스타일을 섭렵하고 있다. 이들이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은 더 기대할 수밖에 없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