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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신작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온라인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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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남정호)이 신작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초연 현장을 온라인 생중계로 공개한다.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는 남정호 예술감독이 취임 후 처음 발표하는 신작으로, 사회 속 '생존'의 이면을 우화적·유희적으로 표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상황을 고려해 무관객 생중계를 통해 더 많은 관객이 공간의 제약 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16, 17일은 국립현대무용단 네이버TV에서, 18일은 유튜브에서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공연이 진행되는 60분간, 관객은 끊임없이 펼쳐지는 생존 게임을 마주하게 된다. 작품의 초반부는 무용수 14명(구은혜, 김건중, 김영란, 김용흠, 성창용, 알레산드로 나바로 바르베이토, 오진민, 윤명인, 이유진, 장경민, 전중근, 정서윤, 한지수, 홍지현)의 역동적인 군무로 채워지지만, 이어지는 다양한 장면에서 점차 생존에 실패한 '실종자'들이 발생한다. 살아남기 위해 변덕스러운 생존의 룰(rule)에 굴복하고 마는 개인,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계의 이중성을 안무가는 직관적 연출로 표현했다. 함께 웃으며 춤추다가 단숨에 등을 돌려야 하는, 나의 생존을 위해 실종자를 외면하는 비극적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씁쓸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게임의 규칙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못하면 생존 대열에 합류할 수 없고, 생존자의 수는 점점 줄어만 간다. 살아남거나/실종되거나 둘 중 하나로 개인의 운명이 결정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는, 다소 잔혹한 이야기 흐름이다. 그러나 움직임은 상당히 유희적이다. 가벼운 왈츠 형태의 춤이 등장하기도, 자유로운 현대무용의 에너지가 가감 없이 표출되기도 한다.

남정호 예술감독은 "닥쳐올 위기나 불안을 느끼지만, 그것을 외면하고자 유희가 주는 쾌락에 더 몰두하는 상황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움직임의 유희성과 잔혹한 서사의 교차가 각각의 성격을 더욱 부각하도록 하는 연출 의도다. 즐거운 무대 위에서 낯선 긴장을 느끼는 순간, 내면을 꿰뚫어 보는 작품의 시선을 마주할 수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