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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유재명 "판타지 같은 세상, 판타지 같은 '소리도 없이'..매력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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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유재명(47)이 "'소리도 없이'는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고 마냥 무겁지 않은 판타지다"고 말했다.

범죄 영화 '소리도 없이'(홍의정 감독, 루이스픽쳐스·BROEDMACHINE 제작)에서 범죄 조직의 신실한 청소부 창복을 연기한 유재명. 그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소리도 없이'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소리도 없이'는 범죄 조직을 돕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린 채, 묵묵히 자기 일을 해 가며 살아가는 두 남자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모든 것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극악무도한 사건을 일상적인 톤으로 담아내고 또 기존 선악의 잣대와 신념을 비틀고 꼬집으며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기존의 범죄물의 틀을 깬 새로운 스토리와 전개, 명배우들의 열연으로 폭발적인 호평을 얻으며 10월 기대작으로 급부상한 것.

여기에 '소리도 없이'는 유아인, 유재명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과 환상의 케미스트리로 명작을 완성했다. 특히 유재명은 범죄를 돕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린 채 누구보다 성실하고 근면 성실하게 사건의 뒤처리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신앙심 깊은 독특한 캐릭터에 도전해 재미를 더했다. 허름한 옷차림, 친숙한 말투, 다리를 절어가면서 소심한 범죄 조직의 청소부로 변신한 유재명은 진지한 상황에 예상치 못한 코미디를 던지며 허를 찌른다. 유아인과 찰떡 브로맨스까지 더한 유재명은 제 옷을 입은 듯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을 과시, '명품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날 유재명은 "매 작품 행복했지만 '소리도 없이'는 촬영 당시 정말 행복했던 작품이었다. 늘 현재 작업하고 있는 감독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홍의정 감독의 단편을 부산영화제에서 봤는데 영화를 보면서 정말 무섭다고 생각했다. 글과 영화가 너무 놀라웠다. 날 서 있는 언어와 미쟝센이 꽉 찼지만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있었다. 홍의정 감독을 만나보기 전에는 감독에 대해 자기 주장이 강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그런데 만나보니 굉장히 유했다. 첫 만남부터 엄청난 수다와 함께 친해졌다. 한 명의 좋은 친구를 만든 것 같다. 다음 작품도 기대되고 다음 글도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세상에는 다양한 영화가 존재하고 연극도 마찬가지다. 영화가 나아가는 지점은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마냥 무겁지 않다는 것이다. 박장대소가 아닌 냉소다. 약간 가을 날씨같은 느낌이다. 영화를 보고 나니 너무 따뜻한 색감인데 피가 나고 또 아이의 미소 이면에 어른을 능가하는 처세술이 있다. 이상한 일들의 연속이다. 어떤 분은 이 작품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너무나 재미있게 볼 수도 있고 기분 나쁘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동을 유괴하는 설정에 대해 "영화는 판타지다. 우리는 판타지를 통해서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고 현실을 인식하기도 하다. 요즘 뉴스에서 어린이집에 달린 CCTV에 관련된 사건을 보면 너무 무섭다. 무서움을 다룬 영화 일수록 현실의 한 모습을 극화시킨게 아닐까 싶다. 우리 영화가 그런 영화 사이에서 색깔을 띄는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너무 무서운 설정인데 그게 또 매력인 것 같고 판타지의 새로운 이정을 제시한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아인, 유재명, 문승아가 출연하고 홍의정 감독의 첫 상업 영화 연출작이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