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큰 틀은 내가 짠다."
김창현 키움 히어로즈 감독대행이 강한 어조로 프런트의 개입은 없다고 못박았다.
김 대행은 1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릴 KT와의 2020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라인업 결정은 어떻게 하는가"란 질문에 "큰 틀은 내가 짠다. 내야수 포지션 또는 지명타자, 한 자리가 애매한 디테일한 상황일 때는 타격, 수비 코치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한다"고 밝혔다.
키움은 지난 8일 손 혁 감독의 미스터리한 자진사퇴 이후 1985년생 김찬형 퀄리티 컨트롤 코치에게 대행 자리를 맡겼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에서 10명밖에 할 수 없는 프로야구 팀 감독의 권위를 구단에서 너무 떨어뜨린 것 아니냐는 질타도 있었다. 야구인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행은 4경기를 치러 1승3패를 기록했다. 수뇌부의 구단 사유화 논란이 이어지면서 프런트의 개입이 김 대행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행은 "투수 기용은 기본적으로 올 시즌 해왔던 것처럼 경기 전 플랜을 짜고 경기 중 상황이 변해 시시각각 라이트 투수 코치, 수석코치, 필요하면 불펜까지 전화해서 선수를 기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행을 맡은 지 2주째를 맡고 있다. 첫 주에는 어떤 점이 힘들었을까. 김 대행은 "아주 많은 결정을 해야 하더라. 결정을 해야 할 가지수가 많다. 결정 하나 하나에 우리 팀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 12일에는 마음 편히 쉬어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허정협과 김혜성을 이날 누구를 선발출전시킬까 결정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식감독이 아닌 입장에서 감독이 어떤 자리다라고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다만 감독은 필드 매니저라고 생각한다. 필드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뒤에서 봤을 때 좋은 선택, 경기 중 판단력이 중요한 자리다. 외적으로는 선수들과 소통하는 것이 좋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을 만난 김 대행은 "이 감독님께서 덕분에 기자분들 많이 다고 하시더라. 힘든 시기에 맡은 것 같다고 하셨고, 소신껏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격려해주셨다"고 했다. 김 대행은 이 감독이 2012~2016년까지 키움 전신 넥센 히어로즈 수석코치일 때부터 한솥밥을 먹었다.
마지막으로 선수들과의 소통에 대해선 베테랑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 대행은 "선수들과 소통을 더 많이 하려고 한다. 김상수 박병호 고참이 오히려 더 걱정해주고 경기 잘해보자는 취재의 얘기를 해줬다. 본인들이 후배선수들을 잘 이끌겠다고 해서 든든하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