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브룩스 레일리의 컨디션이 좋다. 2차전에도 투입할 수 있다."
'KBO 출신' 레일리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믿을맨'으로 주목받고 있다.
레일리는 지난해까지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5년간 활약한 장수 외국인 선수였다. 통산 평균자책점 4.13, 48승(53패)을 기록한 '불운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지난 겨울 롯데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레일리는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로 컴백했다. 지난 2013년 이후 7년만의 귀환이었다.
신시내티에서 부진 끝에 웨이버 공시될 때만 해도 짧은 빅리그 생활을 이대로 마치는듯 했다. 하지만 휴스턴이 영입 의사를 밝히면서 레일리의 인생이 바뀌었다. 단 60경기의 초미니시즌이 치러진 올해, 레일리는 휴스턴 이적 후 17경기 16이닝을 소화하며 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빠진 로베르토 오수나의 빈 자리를 잘 메우며 불펜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휴스턴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레일리는 생애 첫 MLB 가을야구를 경험하고 있다. 레일리는 12일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1차전에 8회 구원등판,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챔피언십시리즈 첫 경기, 1-2로 뒤진 1점차 상황을 감안하면, 레일리에 대한 더스티 베이커 감독의 신뢰가 엿보인다.
이날 레일리는 첫 타자 얀디 디아스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헌터 렌프로와 윌리 아다메스를 잇따라 삼진 처리했다. 마누엘 마고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케빈 키어마이어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현지 매체 휴스턴 크로니클은 베이커 감독의 말을 빌려 레일리가 2차전에도 투입될 것으로 예측했다. 강속구를 지닌 불펜투수 조시 제임스를 기용하기에 앞서, 다른 타입의 투수인 레일리를 등판시켜 상대 타자들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것.
베이커 감독은 "레일리의 컨디션을 살펴봐야한다. 1차전 투구수(29개)가 조금 많았던 게 걱정스럽다"면서도 "컨디션이 좋다"며 2차전 출격 가능성을 분명히 했다.
레일리는 데뷔 첫 MLB 포스트시즌에서 3경기(3⅔이닝)을 소화하며 1패,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중이다.
탬파베이와 휴스턴의 ALCS 2차전은 오는 13일 오전 5시 열린다. 찰리 모튼과 랜스 맥컬러스의 선발 맞대결이 예고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