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기대를 걸었던 '징크스'마저 이어지지 않았다.
KT 위즈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또 기복에 울었다. 쿠에바스는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3⅓이닝 동안 4안타(2홈런) 4볼넷 6실점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쿠에바스의 호투를 예상하는 쪽이 대다수였다. 올 시즌 꾸준히 이어지는 기복 때문이었다. 9월 5일 키움전에서 8⅔이닝 동안 단 1실점만 내주며 승리 투수가 됐던 쿠에바스는 11일 NC전에선 4⅔이닝 8실점 뭇매를 맞으며 무너졌다. 17일 두산전에서 다시 8이닝(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승리를 얻었지만, 23일 롯데전에선 5이닝 3실점에 그쳤다. 29일 삼성전에서 8이닝 1실점 했던 그는 10월 4일 LG전에선 6이닝 5실점을 했다. 한 경기 걸러 호투-부진을 반복했던 그였기에 두산전은 '잘 던질 차례'로 여겨졌다. 그러나 쿠에바스는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앞서 쿠에바스의 기복을 그의 레퍼토리에서 찾았다. 다양한 변화구를 갖추고 있는 그는 뛰어난 볼 회전력을 갖추고 있고, 이를 잘 활용하는 날 위력적인 공을 던진다. 그러나 직구를 고집하는 날 뭇매를 맞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직구를 맞고 무너지는 경기 뒤엔 변화구 비중을 늘려 승리를 챙겼다가, 다시 직구 고집을 피우며 난타를 당하는 식이라는 것. 이 감독은 쿠에바스와 수 차례 면담을 하면서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뭇매를 맞는 날마다 '도로아미타불'이었다.
쿠에바스는 최근 들어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마찬가지로 4일 휴식 등판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미국 시절 경험했던 4일 휴식 등판이 투구 컨디션에 좀 더 좋은 영향을 줄 것이고, 이것이 쿠에바스의 기복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게 이 감독의 계산이었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쿠에바스는 기복을 반복하면서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는 모습이다.
상위권이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KT에겐 쿠에바스의 꾸준함이 필요하다. 그러나 쿠에바스는 이번에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KT와 이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