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김학범호의 장점은 단연 2선이다.
김대원 정승원(이상 대구) 이동준 김진규(이상 부산) 엄원상(광주) 이동경(울산) 등 K리그에서도 경쟁력을 과시한 기술 좋고, 빠른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김학범호는 이들을 앞세워 지난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매 경기 구성된 다양한 조합은 김학범호 최고의 무기였다. 올림픽 본선에서는 엔트리가 18명으로 제한되는만큼, 이 많고, 출중한 2선 자원 중 누가 남고, 누가 떨어지느냐는 김학범호의 가장 큰 고민이기도 했다.
가뜩이나 치열한 2선 경쟁에 큰 변수가 생겼다. '송스타' 송민규(포항)다. 송민규는 이번 소집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민규는 그간 꾸준히 뽑혔던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이번 소집 명단에서 '유일한' 새얼굴이다. 물론 이동준 이동경이 A대표로 가고, 조영욱(서울) 이승모(포항)처럼 오랜만에 선발된 선수들도 있지만, 김학범 감독은 이번 소집에 실험 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오랜만의 소집인만큼, 이제 도쿄올림픽까지 얼마남지 않은만큼 당연한 선택이다. 그런 상황에서 뽑힌 유일한 새얼굴, 김 감독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송민규는 올 시즌 가장 돋보이는 국내 공격수다. 올림픽 대표가 아닌 A대표 발탁이 점쳐졌을 정도다. 지난 시즌 27경기에 나서 2골-3도움을 올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송민규는 올 시즌 24경기에서 10골-5도움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국내 선수로는 한교원(전북)과 함께 유이하게 두 자릿수 득점 고지에 오르며 가장 강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송민규의 장점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돌파와 탈압박이다. 눈에 띄는 점은 몸싸움은 물론, 공중볼도 능하다는 점이다. 그간 김학범호의 2선 자원은 아기자기한 플레이에 능했다. 김대원 이동준 엄원상 등 측면 자원은 스피드와 센스가 빛났지만, 체격적 약점이 있었다. 김대원 엄원상이 1m71, 이동준이 1m73 정도였다. 김 감독이 다소 부침이 있는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카드를 선호하는 이유였다. 정우영의 키는 1m80이다. 반면 송민규는 1m79로 상대적으로 큰 데다, 특히 몸이 탄탄하고 점프력도 좋다. 실제 송민규는 리그에서도 심심치 않게 헤더골을 성공시켰다. 기존 자원과는 전혀 다른 옵션을 더해줄 수 있다.
송민규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공격진은 또 다른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번에 A대표로 간 이동준 이동경에 이강인(발렌시아) 정우영까지 가세할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송민규는 포항에서의 모습처럼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발표를 듣고 '이제 나의 능력을 보여줄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나의 장점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본다"며 "올림픽은 누구나 가고 싶은 무대다. 이번 소집에서 무언가를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