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최소경기'라는 건 의미가 있다. 지금 감독으로서 유니폼을 입고 있는게 행복이고 자부심이다."
'KBO리그 역대 최소경기(841경기) 500승'을 달성한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뿌듯함을 드러냈다.
두산은 3일 KIA 타이거즈에 7대2로 승리, 단독 5위 복귀와 더불어 김태형 감독에게 500승을 선물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아직 5경기 정도 남은줄 알았다"며 웃었다.
"선수들이, 스태프들이 그만큼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나도 감독으로서 유니폼을 입고 그들과 함께 하고 있으니 행복하다."
김 감독은 KBO 역대 12번째 500승을 달성한 감독이 됐다. 하지만 경기수로는 종전 1위였던 김영덕 감독(847경기)을 앞서 최소경기라는 기록에 이름을 새겼다.
지난 2015년 두산에 부임한 김 감독은 첫해 79승을 시작으로 2016년 93승, 2017년 82승, 2018년 93승, 2019년 88승, 그리고 이날 올시즌 65승째를 달성하며 500승을 채웠다.
눈에 띄는 점은 최소경기 100승부터 300승까지는 '삼성 왕조'의 주인공들이라는 점. 최소경기 100승은 선동열 전 감독(169경기), 200승과 300승은 류중일 현 LG 트윈스 감독(336경기, 493경기)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지난해 7월 7일 662경기만에 400승을 달성하며 류 감독(666경기)을 처음 앞질렀고, 이날 500승까지 이뤄내며 류 감독(873경기)을 한발 더 앞서나가게 됐다. 2010년대 초반을 지배했던 삼성 왕조를 뛰어넘었다는 의미가 있다.
야구 감독은 타 종목과 달리 유니폼과 모자까지 풀세트로 착장하는 특징이 있다. 김 감독은 "역시 감독은 유니폼을 입고 팀의 일원으로 함께 하고 있다는 게 좋다. 야구인에게 유니폼은 자부심"이라며 뿌듯해했다. 기억에 남는 은사로는 김인식, 김경문, 윤동균 전 감독을 거론하며 "많이 배웠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치열한 5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틀전 한화에 2연패하며 6위로 밀려났던 두산은 KIA 전 2경기를 잇따라 잡아내며 다시 단독 5위로 복귀했다.
때문에 이날 김 감독의 인터뷰는 마냥 밝을수만은 없었다. 김 감독은 "앞으로 1경기 질때마다 올시즌이 점점 힘들어진다. 매 경기 이기고 싶다. 불펜 투수들이 힘들어도 참고 시즌 마무리를 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터뷰 도중 주장 오재일이 지나가자 "오재일만 좀더 잘했으면 좋겠다"며 웃기도 했다. 최근 부진을 씻고 이날 3타점을 올린 오재일과 투런포를 쏘아올린 김재환에 대해서는 "역시 중심 타선이 쳐주니까 무게감이 생긴다"며 뿌듯해했다.
"느끼는게 정말 많은 한 해다. 첫해는 아무것도 몰랐는데, 그때 그 선수들과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감독을 하기 전엔 몰랐는데, 정말 야구는 끝이 없다. 계속 배운다. 500승 했으니까, 이제 1000승도 해보고 싶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