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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노는언니' 방현영 CP "건강한 여성의 몸, 하나하나가 다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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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노는언니'는 여성들의 '몸'을 '건강'에 맞춰 보게 만드는 순기능을 자랑 중이다. 방현영 CP 역시 그 새로운 것을 발견해나가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티캐스트 E채널 예능 프로그램 '노는언니'는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것들에 도전하며 '놀아보는' 세컨드 라이프 프로그램. 골프여제 박세리를 비롯해 남현희(펜싱), 한유미(배구), 곽민정(피겨스케이팅), 정유인(수영) 등 전 현직 국가대표 여성 멤버들이 출연 중이다.

지난 8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8회를 방송했고, 시청률은 0.4%대(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기록 중이지만, 지난 13일부터 글로벌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기업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공개 직후부터 매일 한 번씩 발표되는 '오늘 한국 TOP10 콘텐츠' 순위에서도 2일 기준 8위에 오르는 등 차트에 랭크되며 관심을 증명 중이다. 본방송과는 별개로 넷플렉스에서도 주목을 받으며 '노는언니'의 화제성이 증명됐고, 주요 포털 사이트에 출연진들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며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노는언니'는 그동안 볼 수 없던 '여성 운동선수들만의 예능'으로서 신선한 포맷임을 인정받았고, 박세리, 남현희, 한유미, 곽민정, 정유인 등 멤버들의 개성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를 기획하고 만들어내고 있는 방현영 CP는 최근 상암동의 스튜디오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노는언니' 인터뷰를 진행했다. '노는 언니'는 용기 있는 기획이어다. 그동안 남성 스포츠 선수들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여성 스포츠 선수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은 처음이었기 때문. 그렇기에 주변의 우려와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노는 언니'다. 방 CP는 '되겠다'는 느낌이 왔던 순간을 사전 인터뷰 때로 기억했다.

"'하자'고 했을 때도 사실은 확신이 계속 없었다. 기획 자체는 상상으로 접근했던 부분이 많았다. 못 놀아본 분들을 놀게 하는 건 어떨까. 같은 직종의 분들을 모아보자는 아이디어는 새로울 수 있지만, 묶어서 뭘 시킬지 고민이었다. 마라톤에 도전을 해야 하나, 타깃이 분명한 미션을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인터뷰를 하면서 '이 사람들을 놀게 해도 되겠다'고 확신을 가졌던 거 같다. 방송을 만들기 전부터도 못 들어본 얘기가 입만 열면 나오는 느낌이었다. 최근 들은 소재 중 신기했던 것은 도핑 테스트 관련이나, 선수촌에 있는 선수들은 택배를 어떻게 받는지. 이런 얘기들은 누군가 물어보기 전에는 세상에 나올 일이 없다. 그분들도 '이게 궁금할까요?'하는데, 스토리를 기반으로 아이템을 선정하며 반영을 많이 했다. 인터뷰 때도 생리 얘기를 그냥 해버리고, 속옷 종류를 의논하는 것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앞으로 나오는 방송도 제작진 입장에서는 여전히 신선하다."

'노는 언니'에 출연하는 스포츠 스타들도 '논다'는 생각으로 참여하는 중. 방 CP는 "이분들을 '발굴했다'는 느낌이 녹화를 하면서 더 생긴다. 카메라 감독님들과도 극단적인 관찰 카메라로 가자고 했었고, '큐'도 하지 않는다. 이분들에게 '큐'를 하면 오히려 경직되는 경향이 있다. 무대가 인식되는 순간부터 무대 위에서 놀 수 없는 것"이라며 "놀라온다는 생각을 훨씬 더 많이 하고 있으니 몰입감을 해치지 않는 느낌으로 찍자고 하고 있다. 게스트로 오시는 연예인 분들은 '시작한 거냐'고 하실 정도로 진행하는 중이다. 고충도 있는 것이 출연자들이 카메라 동선을 생각하지 않아서 난이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 마치 육아 예능을 찍듯이 가림막을 하고 카메라 감독님들이 숨어 있기도 한다. 또 예능에서 카메라를 의식한다면, 원형으로 둘러서 앉지는 않는데, 일반적으로 친구들을 만나면 둘러서 앉기 때문에 등을 많이 보인다. 남현희 씨가 그중 가장 등을 많이 지는 분이다. 그래서 저희도 최대한 여러 곳에서 숨어서 찍고 있다. 어떻게 보면 너무 예능적인 언어를 쓰지는 않지만, 순수한 화면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방 CP는 "저희가 첫 녹화에 물놀이를 갔는데 그 후에 격렬한 회의를 했던 부분 중 하나가 노래를 하고 땀을 흘리니 얼굴의 피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더라. 그래서 '이게 괜찮을까요?'했었다. 그런데 어떤 작가분이 '한 컷 한 컷을 보면 너무 민낯이 드러난 느낌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기분이 좋다'고 하셨다. 그 전에는 여성이 얼마나 예쁘냐, 안 예쁘냐 하는 시선이 있었다면, 판을 짜고 보니 저희도 신선한 것이 '호감이냐, 아니냐, 기분이 좋냐, 안 좋냐, 힐링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생각하더라. 그래서 회의 때 '편히 합시다'했다. 애초에 이 분들은 '이걸 보여줄까 가릴까'하는 것이 없으니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특히 박세리 씨의 경우에는 모든 행동과 의사결정에서 모든 것이 일치돼있다. 카메라 앞과 실제 삶이 마치 '겉속일치', '생업일치'라고 할 수 있다. 경계가 없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민낯을 드러내는 당당함 외에도 '노는 언니'의 순기능은 더 있다. 여성의 몸과 근육에 대해 새롭게 발견해나가는 재미도 있을 것. 방 CP는 "몸을 좀 다른 시선으로 보게 하는, 그런 표현을 하기에 너무 적절한 주인공들을 발굴했다는 생각이 있다. 올해 초부터 여자들의 체력에 대한 것이나 정신적인 슬럼프 등에 대한 책도 많이 나와서 스포츠 선수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던 것도 있다. 체력, 몸을 건강하게 단련한 사람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고민했는데, 이분들에게 궁금증이 쌓였고, 실제 녹화를 들어가니 너무 멋지더라"고 말했다.

방 CP는 이어 "이분들도 자신감이 있다 보니 '이런 옷은 입으면 안 되고, 민소매는 안 입게 되고'이런 식으로 시선을 의식하지 않더라. 우리는 시선을 의식하고 사는 것에 익숙하고, 또 시선에 늘 시달리는 것이 여성들의 몸이고, 그 외의 행동도 대화할 ‹š 입밖으로 낼 수 있는 표현이나, 남녀가 섞인 단체에서 그 부분의 요소를 다 제거한 환경이 되더라. 데이트를 하거나 결혼을 준비하는 신부여야 하는 것도 아니고, 소위 '여성스러워야'하는 자리도 아닌 거다. '여성스러움'은 그때 그때 사회의 시선인 건데, 언니들끼리 모인 이 필드 자체가 그런 필요성을 다 깨버리다 보니 중심점이 내가 됐을 때,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골프선수로 인정받는 것, 잘하는 것' 등 어떤 것이 묘사가 되는지 본 것 같다. 제작자로서는 이분들을 만난 것이 행운이다. 건강한 여성의 몸을 표현할 수 있고, 건강한 여성의 몸에 반영된 그분들의 삶의 태도가 따라오는 것도 있고, 근육을 단련하기까지 만들어온 상처나 매진해온 삶의 태도, 그 과정의 스토리가 근육을 통해 나오다 보니 탐나는 콘텐츠들이 모였다"밝혔다.

'노는언니'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수들의 생생한 현장 소식을 공개하고 있으며,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30분 본방송 직후 넷플릭스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