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양동근이 힘겨웠던 아역 시절 '따뜻한 어른'으로 기억되는 이재훈 씨와 감동적으로 재회했다.
30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 첫 에피소드에는 청강생 MC 박준금이 지켜보는 가운데, '명품 아역'으로 시작해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배우 양동근이 눈맞춤 신청자로 등장했다. 양동근은 9세에 데뷔, 오지명 박근형 윤여정 등 쟁쟁한 선배 연기자들에게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가 기억하는 아역 생활은 힘든 나날이었다. 양동근은 "부모님이 늘 일하느라 바쁘셔서 촬영장까지 혼자 다녀야 했다"며 "다녀와서 엄마를 보고 '너무 힘들다'며 터져버린 적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힘든 아역 생활을 하던 1991년, 드라마 '형'의 연출부였던 이재훈 씨가 양동근에게 다가왔다. 양동근은 "어느 날 일이 늦게 끝났는데, 형님이 '우리 집에 가서 잘래?'라며 손을 내밀어주셨다"며 "그래서 형님 댁에 갔는데, 정말 그 동화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가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양동근은 수시로 이재훈 씨의 집으로 퇴근하게 됐고, 이재훈 씨의 어머니, 할머니 등 가족들 역시 그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양동근은 이재훈 씨에게 고민 끝에 "롯데월드에 함께 가고 싶다"고 부탁한 기억 또한 갖고 있었다. 그는 "2002년에 마지막으로 형을 만난 뒤 연락처를 잃어버려서 계속 뵙지 못했다"며 "이 형만큼은 이 프로그램에서 꼭 만나서 눈빛으로 긴 세월을 녹이고 싶다"고 말했다.
양동근이 갖고 있는 단서는 이재훈 씨가 직접 그린 양동근의 초상화 정도였다. 때문에 '아이콘택트'를 통해 방송 고지를 띄웠음에도, 이재훈 씨의 소재는 쉽게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나 눈맞춤방에서 긴장감 속에 기다리는 양동근의 앞에는 그토록 그리웠던 이재훈 씨가 나타났다.
양동근은 그리움과 미안함이 솟구치는 듯 크게 웃으면서도 눈물을 흘렸고, 이재훈 씨는 따뜻한 눈빛으로 양동근을 바라보며 "어릴 때 혼자 다니는 것을 보면 그렇게 짠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30년 세월을 돌아보듯 진한 눈맞춤을 나눴고, 양동근은 어느덧 자신보다 키가 작아진 이재훈 씨를 꽉 끌어안았다. 이재훈 씨는 "할머니는 100살이 넘으셨지만 아직 계시고, 어머니도 건강하시다"며 가족들의 근황을 전했고, 집의 벽에 장식된 가족들의 사진 속에 어린 양동근의 모습이 아직도 있다고도 말했다. 눈맞춤을 마친 양동근은 오랜만에 이재훈 씨의 집을 직접 방문해 따뜻한 식사를 함께했고, "'아이콘택트' 덕분에 정말 따뜻한 날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혀 훈훈함을 자아냈다. MC들은 "한가위에 정말 딱 어울리는, 따뜻하고 감사한 눈맞춤이었다"며 박수를 보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