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준기(39)가 '부성애 연기'에 도전한 소감을 밝히며 결혼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2001년 의류브랜드 지면 광고 모델로 먼저 연예계로 입성한 이준기의 첫 번째 인생작은 이견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왕의 남자'(2005)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여장 광대 공길로 캐스팅된 이준기는 동시기에 방송됐던 드라마인 '마이걸'로도 연타석 홈런을 치며 '여자보다 예쁜 남자'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후로도 '톱스타'의 길을 걸은 이준기는 2007년 영화 '화려한 휴가'로 주목을 받고, 또 느와르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명작을 남기며 시청자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이후로도 '일지매'(2008), '아랑사또전'(2012), '투윅스'(2013), '조선총잡이'(2014), '밤을 걷는 선비'(2015), '달의연인-보보경심 려'(2016), '크리미널 마인드'(2017), '무법변호사'(2018)를 선보였다.
23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유정희 극본, 김철규 연출)은 '왕의 남자'와 '개와 늑대의 시간'을 잇는 이준기의 또 다른 인생작. '악의 꽃'은 사랑마저 연기한 남자와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 외면하고 싶은 진실 앞에 마주 선 두 사람의 고밀도 감성 추적극을 담은 드라마인 '악의 꽃'에서 이준기는 백희성의 삶을 살아온 남자 도현수를 연기하며 물을 만난 감성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악의 꽃'은 마지막까지 완벽한 마무리로 '용두용미 드라마'라는 칭찬을 받았고, 초반 3% 시청률로 출발한 이후 최종회 5.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로 수직상승을 이루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준기는 28일 스포츠조선과 서면을 통해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준기는 '악의 꽃'을 통해 다정한 남편이자 아빠, 그리고 이면을 지닌 남자로서의 연기를 소화하며 다양한 관계를 맺었다. 그중 '아빠' 역할에 대해 이준기는 "한 가정의 따뜻한 아빠로서의 모습은 사실 애드리브가 많았다. 감독님께서 그냥 여러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게 믿고 맡겨주셨다. 그래서 꽤나 많은 것들을 은하와 만들어갔던 거 같다. 이런 저런 장난도 치면서. 그래서 은하와 함께하는 날이면 좀 더 일찍 가서 웬만하면 떨어져 있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다. 어떤 날은 연기한 것보다 은하랑 너무 재미있게 놀아서 피곤했던 적도 있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만큼 딸 은하로 등장한 정서연 양은 이준기에겐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흐르는 소중한 딸. 이준기는 "은하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사실 은하와의 마지막 촬영 전날 밤새 울었다. 작품하는 동안 정말 몰입이 많이 되었나 보다. 서연이는 첫 만남 때부터 긴장도 풀어주고 친해지고 싶어서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서연이가 자주 안 나오는 촬영 주에는 우울하기까지 했다. 정말 정이 많이 갔나 보다. 서연이는 정말 착하고 눈꽃 같은 아이다. 아빠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한 적이 있는데, 고맙고 대견하고 가슴이 찡했다. 연기에 대한 욕심도 많은 아이라 본인이 전날까지 준비한 연기가 안 나오면 정말 속상해한다. 시청자 분들도 느끼셨겠지만, 정말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기 대문에 앞으로가 기대되는 친구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들에서 빛을 낼 거다. '아빠가 멀리서나마 계속 응원할게. 예쁜 딸을 연기해줘서 너무너무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악의 꽃'에서 보여준 가정적인 모습 덕분일까. 이준기도 "결혼해야겠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저 역시 백희성처럼 따뜻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고, 좋은 남편, 아빠가 되고 싶다. 특히 이번 작품을 하면서 함께하는 스태프들이 '이준기는 결혼하면 정말 잘 살 거 같다', '딸바보가 될 거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물론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가정이 생긴다면 정말 최선을 다해 사랑할 거 같다. 현수가 갓 태어난 은하를 보고 무표정하게 '왜 우는거야'라고 물어보는 신이 있었는데, 저는 감정이 없어야 하는 상황인데도 자꾸만 눈물이 나더라. 괜히 아기한테 눈을 못 떼고 촬영 내내 넋을 놓고 바라만 봤다. 그걸 보고 촬영 감독님이 '준기 결혼할 때 됐나 보다'고 하시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준기는 '악의 꽃'을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